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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죽고 폭도 가족으로"…국가 상대 배상 소송

<앵커>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 40년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날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피해자 70여 명이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홍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80년 광주에 살던 19살 고등학생 A 씨는 그날의 기억 때문에 아직도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A 씨/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 군홧발로 짓밟고 머리끄덩이를 잡고 '몇 학년이냐'라고 했을 때 아무 소리도 안 들렸고 '저 학교 안 다닌다'고 하니까 '대학생이냐'고 물어보길래….]

군인들의 칼에 가슴과 등을 찔렸고, 국가 폭력이 남긴 상처는 몸뿐 아니라 마음속에도 깊이 남았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고등학교 1학년 동생 안종필 군을 하루아침에 잃은 누나의 고통은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합니다.

[안경순/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유족 : 그 이후로 우리 가족들의 삶은 정말 피폐할 대로 피폐해진…. 폭도 가족이라고 철저하게 감시 속에서 또 회유 속에서….]

이렇게 모인 광주민주화 운동 무력진압 피해자 70여 명은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지난 5월 헌법재판소가 보상을 받은 피해자는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단 옛 '5·18 보상법'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한 데 이어, 대법원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잇따라 판단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소송을 돕는 민변은 늦었지만 배상 소송을 통해 국가에 책임을 묻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영선/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 이미 5·18 피해자들에 대해선 광주보상법 또는 5·18 보상법에 의해서 일부 보상이 이뤄졌지만 그 보상은 지나치게 낮은 것이거나 모욕적인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길이 열리고는 있지만, 끝내 한마디 사과 없이 생을 마감한 전두환 씨의 죽음은 피해자들을 또다시 허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안경순/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유족 : 그 (전두환 씨) 가족들이라도 정말 장례 치르기 전에라도 사죄를 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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