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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이 나 죽이려 한다'며 전두환 토로" 스님의 회고

"'김영삼이 나 죽이려 한다'며 전두환 토로" 스님의 회고
▲ 1988년 11월 23일 백담사에서 전두환 씨 내외가 경내를 둘러보며 스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전두환 씨가 백담사에 머물 당시 그에게 불교 경전을 가르쳤던 삼중스님은 오늘(24일) "(1995∼1996년쯤) 안양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때 어렵게 면회를 갔더니 '김영삼(전 대통령)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고 토로했다"며 옛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언론 통화에서 "전 씨는 나와 인연이 깊다"면서 "당시 1심에서 사형을 받은 상태였고,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삼중스님은 과거 교도소 재소자 교화사업에 전념했습니다.

특히 사형수 교화에 힘을 써 사형수들의 대부로 불렸습니다.

1986년에는 그 공로로 교정대상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스님은 교정대상 수상을 계기로 청와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전 씨와 처음 마주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후 전 씨가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5공 청산' 등 문제로 강원 인제 백담사에 은거하면서 만남이 이어졌습니다.

그는 백담사를 찾아가 불교 근본 경전인 '금강경'을 전 씨에게 강의했습니다.

삼중스님은 "(전 씨가) 백담사에 있는 동안 30차례 정도 금강경을 가르쳤다"며 "이런 과정에서 많이 친해졌고, 전 씨가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고 기억했습니다.

당시 전 씨는 육군사관학교 동기로 12·12군사쿠데타를 함께 일으키고, 권력의 바통을 이어받았던 노태우 씨를 두고 "그와 내가 40년 지기인데, '인간 노태우'하고는 끝이 났다"며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스님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 씨는 약 2년여 백담사에 있는 동안 새벽 예불을 올리며 노 씨 건강을 축원했다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아내 이순자 씨는 "우리를 백담사에 유배시켜놓은 사람을 위해 기도까지 하느냐"고 핀잔을 줬다고 합니다.

삼중스님은 전 씨가 출소한 뒤 초청받아 연희동 자택에서 만났던 게 전 씨와 마지막 일로 기억했습니다.

자신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전 씨와 만남도 더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스님은 "사람들이 전두환 씨를 독재자라고 싫어한다"면서도 스스로는 정치적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대신 전 씨 집권 시기 구명운동을 폈던 재일교포 출신의 사형수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일을 언급하며 "사형수를 살려준 일이 있다"고만 했습니다.

1942년생인 삼중스님은 경주 인근의 한 사찰에 머물고 있는데 신장 투석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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