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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피습 본 경찰 "경황없어 테이저건 쏠 생각 못 했다"

흉기 피습 본 경찰 "경황없어 테이저건 쏠 생각 못 했다"
최근 인천 흉기 난동 부실 대응으로 국민 공분에 직면한 경찰이 현장 대응력 향상을 위해 테이저건과 삼단봉 사용 등을 골자로 하는 상시교육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오늘(24일) 언론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 당시 시보 순경이었던 여경은 피해자가 흉기에 찔린 것을 목격하고도 즉각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데 대해 경황이 없어 현장에서 갖고 있던 테이저건과 삼단봉을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께 출동했던 남경 역시 피해 가족과 올라가던 중 상황 보고를 위해 다시 1층으로 내려갔고, 공동출입문이 잠기면서 또 시간이 3분가량 지체되는 등 두 사람 모두 피습 현장 초동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남경은 1층에서 피해 가족의 진술을 듣다가 비명이 들리자 계단을 뛰어 올라가다가 여경을 만나 피습 상황을 들었지만 즉시 현장에 가서 추가 범행을 제지하거나 피해자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들

이번 사태의 원인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현장 교육이 내실 있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당 여경은 무도훈련과 '지역 경찰 초동조치 사례 분석', '위해성 경찰 장비 안전 교육' 등 교육과정을 모두 온라인으로 이수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올해 3월부터 신임 경찰의 교내 교육을 사례·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재편하고 체포술과 장비 교육을 강화했지만, 해당 여경은 신임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경 역시 '물리력 행사 기준', '스토킹범죄 대응 매뉴얼' 등 교육과정을 이수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교육과정 문제점으로 신임 경찰관 교내 교육 기간 단축,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교육 증가 등을 꼽고 있습니다.

신임 경찰 교내 교육은 현장 인력 조기 확충을 위해 기간이 기존 24주에서 18주로 줄었으며, 현장 실습 이후 심화 교육이 없어 교육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현장 대응력 향상을 위한 팀장 훈련과 현장 훈련도 비대면 원격 또는 사이버 교육으로 대체됐습니다.

경찰은 지역 경찰을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주간에 상시교육을 하고 있지만, 대다수 일선 현장에선 코로나19로 인해 화상 교육으로 대체했고 팀장의 관심도에 따라 교육 효과와 수준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특히 교육이 자료를 활용한 토론 위주이거나, 팀장도 자료를 읽어보라고 전달만 하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상시교육은 현장 사례집을 활용한 훈련, 일대일 밀착 교육, 토론, 상황극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에 경찰은 흉기를 소지한 피의자와 대면했을 때 테이저건과 삼단봉 등 휴대장비 사용 요령과 체포술 등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전 위주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행할 계획입니다.

현장에서 피해자 구호와 피의자 검거 등 임무를 미리 분담한 뒤 출동하도록 하고, 시민에게 위해를 가한 피의자를 검거할 때는 테이저건 등 경찰 장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테이저건 불발 시 삼단봉 등을 2차 사용하는 등 돌발상황 대비 교육도 강화합니다.

아울러 상시교육 때는 물리력 행사 전문 교관이 현지에 가서 지원하도록 하고, 신임 교육은 경찰관 증원 계획이 마무리되는 2023년부터 교내 교육 기간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현장실습 후 심화 교육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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