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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범 아냐"…스토킹 피해 털어놓자 "진짜 협박 맞냐"

<앵커>

보신 것처럼, 피해자는 그래도 경찰이 자신을 도와줄 거라고 믿었지만, 경찰은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이미 전부터 피해자가 협박받은 징후가 뚜렷했고 또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당했다고 주장했는데도,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 가해자에 대한 조사나 출석 요구는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일 새벽, 김 씨와 즉시 분리해달라는 피해 여성의 신고 당시 경찰은 김 씨를 현행범으로 보고 체포하기에는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임의동행을 거부한 김 씨는 곧바로 풀려났습니다.

[경찰 관계자 : (폭행이나 이런 정황은 아예 발견 안 된 거예요?) 그런 게 있었으면 아마도 현행범 체포나 이렇게 됐겠죠. (김 씨가) '임의동행을 거부하겠다' 하고 그냥 가버린 거예요.]

곧바로 임시보호시설로 옮겨진 여성은 11개월 동안 겪은 피해를 경찰에 털어놨습니다.

[경찰 관계자 : (김 씨가) '다시 만나달라'고. '안 만나면 죽인다'고. 칼을 들고 이런 이야기도 나왔기 때문에 우리가 급박성을 인식하고(보호를 위한 잠정 조치를 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은 "협박을 그렇게 많이 받았는데 막상 증거가 없으니 횡설수설하게 됐다"면서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경찰로부터는 "진짜 협박을 받은 게 맞냐"는 질문까지 받았다고 말합니다.

"할 말이 없었다"면서도 "경찰은 일이니까 그렇겠지만, 진짜 너무 슬펐다", "정리가 안 되는 나 자신도 싫고 그렇게 말하는 것도 싫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합니다.

멈추지 않는 스토킹에 여성은 이사할 곳을 급히 알아보고 있었고, 경찰에 정식으로 피해 진술을 하기 바로 전날 살해당했습니다.

그러나 잔혹한 범죄가 일어나기 전까지 가해자 김 씨에 대한 출석 요구나 조사는 없었습니다.

경찰은 먼저 구체적인 피해 진술을 받아야 김 씨를 불러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데, 피해자가 불안을 호소해 조사가 2주 가까이 미뤄졌다고 설명합니다.

[경찰 관계자 : 몇 월에 칼을 들고 왔다 그 정도가 나와줘야…(피해자) 진술조서를 받으면 시간의 여유를 갖고 하나하나 물어보는 거예요.]

오늘(22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가해자 김 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김 씨 : (범행 동기가 무엇인가요?) …….]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칠 우려가 있다"며 김 씨를 구속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이승희, CG : 강윤정)  

▶ [단독] 스토커가 지운 협박들, 복원은 피해자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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