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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쐈는데도 무죄라니" 10대 총격범 평결에 미 전역 규탄 시위

"2명 쐈는데도 무죄라니" 10대 총격범 평결에 미 전역 규탄 시위
미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백인 청소년이 정당방위로 무죄 평결을 받자 전역에서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뉴욕타임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늘(20일) 오후 뉴욕주 브루클린,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등에서 수백 명의 인파가 거리로 나와 피고인 카일 리튼하우스(18)에 대한 무죄 평결을 규탄했습니다.

브루클린에서는 시위대 수백 명이 NBA 농구팀 브루클린 네츠의 홈구장 바클레이스 센터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일부 시위자는 "자본주의 법정에 정의는 없다"는 팻말을 들었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나탈리아 마르케스는 "이번 평결은 터무니 없으며, 사법 체계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카고에서도 도심 밀레니엄 공원 인근에 모인 시위대 수십 명이 교차로를 점거해 경찰과 대치한 후 연방청사 앞 광장 '페더럴 플라자'에서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콜럼버스에서는 100명가량 인파가 오하이오주 의회 의사당 앞에 모여 "지옥 같은 시스템 전체가 유죄", "살인마 소년을 감옥으로 보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리튼하우스는 지난해 8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 총격으로 반신불수가 된 사건을 계기로 방화와 약탈을 동반한 과격 시위가 벌어지자, 백인 자경단원과 함께 순찰하던 중 시위 참가자 2명에게 총을 쏴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했습니다.

당시 만 17세에 불과했던 10대 청소년이 저지른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 총기 소유 권리와 자경단의 역할, 정당방위의 정의를 둘러싼 거센 논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이날 미 전역의 시선이 집중된 리튼하우스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26시간의 숙의를 거쳐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라는 피고인 리튼하우스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평결 결과에 반발한 일부 시민들은 법정 밖에서 소리를 지르며 반발했고, 한 여성이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평결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별도 성명을 내고 "이 평결이 많은 미국인을 분노하고 우려하게 만들겠지만 우리는 배심원의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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