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트집 잡아 회견 불참…한미일 공조 균열

<앵커>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가 당초 예정됐던 공동 기자회견 없이 끝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본이 우리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문제 삼으며 공동 기자회견을 거부한 겁니다.

워싱턴 김수형 특파원입니다.

<기자>

한미일 외교당국 이인자들이 나란히 서기로 했던 기자회견장에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만 나타났습니다.

[웬디 셔먼/미국 국무부 부장관 : 한국과 일본 사이 계속 해결돼야 할 이견이 있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오늘 기자회견 형태가 바뀌게 됐습니다.]

모리 일본 외무성 차관이 김창룡 경찰청장의 지난 16일 독도 방문을 문제 삼아 공동 기자회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최종건 외교차관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고, 청와대도 독도는 우리 영토라고 일축했습니다.

차관급 고위 인사들이 사안에 대한 이견 때문에 예정됐던 공동 기자회견조차 못 하게 된 건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됩니다.

한미일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된 뒤, 한일 외교 차관 양자 회담은 예정대로 열렸지만, 어색하고 딱딱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할 말만 하고 끝났습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종전 선언과 관련된 협의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지만, 협의와 조율이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습니다.

[웬디 셔먼/국 국무부 부장관 : 종전 선언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일본과 협의하는 것에 저는 물론 미국 정부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의식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한미일 삼각 공조를 과시하려던 미국의 계획은 한일 관계의 균열만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