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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위령 제단에 기름 붓고 불…"용서 못 할 처사"

<앵커>
    
한 40대 남성이 제주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재단을 찾아 쓰레기를 쌓고 기름을 부으며 불을 질렀습니다. 붙잡힌 남성은 희생자에게 제를 지내려 그랬다는 황당한 이유를 댔습니다.

JIBS 이효형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4·3 위령 제단 앞에 차를 세우더니 온갖 물건을 제단 위에 올려놓습니다.

향로에 불을 붙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기름까지 들이붓습니다.

폭발하듯 치솟는 불길에 주변이 환해집니다. 

제주 4·3 평화공원의 추모공간인 위령 제단과 조형물은 잿더미와 불에 탄 쓰레기로 뒤덮여버렸습니다.  

[한은석/최초 발견자 : 출근하면서 보니까 조형물 위에 쓰레기가 좀 놓여져 있더라고요. 멀리서 봤을 때는…. 와봤더니 아래쪽은 다 전소돼 있었고 그 위는 전소되다 남은 쓰레기들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위령 제단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청동향로 주변은 검게 그을렸고, 향에 불을 붙이는 전선은 녹아내려 엉켜 붙었습니다.

또 원래는 금빛이어야 할 덮개도 불에 타 벗겨져 버렸습니다.

경찰은 CCTV 추적 끝에 오늘(18일) 오후 1시쯤 41살 A 씨를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4·3 영령에게 제를 지내기 위해 불을 질렀고, 주변을 환하게 밝히기 위해 휘발유 16L를 샀다는 황당한 진술을 했습니다. 

[양성주/제주4·3희생자유족회 사무처장 : 국가폭력에 희생된 분들 앞에서 또다시 폭력적인 행위를 보였다는 것은 대단히 안타깝고 저희가 용서를 할 수 없는 처사로 보입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추가 조사하면서 방화 혐의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효섭 J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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