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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안 잡혀요" 발 동동…3부제 해제도 효과 없는 심야 승차난

"택시 안 잡혀요" 발 동동…3부제 해제도 효과 없는 심야 승차난
"3부제 해제요? 전혀 체감 안 되는데요. 여전히 택시가 안 잡혀요."

서울시가 개인택시 3부제를 어제(16일)부터 해제했지만 심야 택시 승차난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 10시 30분쯤 광화문 일대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친구와 귀가하려고 택시를 기다리던 김 모(18) 씨는 3부제 해제 소식을 몰랐다면서 "20분 시도했는데 안 잡힌다. 오늘 오히려 (승차난이) 더 심한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이들은 결국 다른 길목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달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까지 심야 택시 수요는 이전보다 급증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크게 줄어든 택시 공급은 부제 해제에도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장소에서 만난 직장인 이 모(40) 씨도 "3부제가 해제됐다지만 택시 잡는 데 걸린 시간은 별 차이가 없다"며 "노원구에 사는데 택시들이 강북 쪽은 안 가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번화가들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합정역 인근에서 택시를 잡으려던 김 모(25) 씨는 "위드 코로나 전에는 밤 10시에 택시가 안 잡혔다면 지금은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계속 안 잡힌다"며 "최근 술 약속이 많지만 택시 승차난 때문에 난처하다"고 했습니다.

서울역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 모(30) 씨도 "최근에는 택시를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해서 야근할 때 미리 회사에서 택시가 잡히는 걸 확인하고 나온다"며 "잡히더라도 멀리서 잡혀 실제 도착까진 오래 걸린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영등포에 직장이 있는 곽 모(30) 씨도 "위드 코로나로 저녁 약속이 많아졌어도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 그냥 10시 이전에 나오는 게 속 편하다"고 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택시가 안 잡힌다. 의도치 않게 야근 당첨", "우리 지역에서는 카카오T로 호출하지 말고 지역 콜로 잡으라고 하더라" 같은 글이 이어졌습니다.

택시 기사들도 3부제 해제가 승차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어제 오후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에서 운영하는 수서역 인근 가스 충전소에서 만난 개인택시 기사 김 모(70) 씨는 "택시는 사고 안 나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근무가 길어지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며 "이 일은 일과 휴식의 균형이 중요해서 3부제를 해제해도 나는 똑같이 일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8년 경력의 정 모(66) 씨도 "심야 피크타임은 딱 2시간인데 그걸 뭐하러 굳이 하겠느냐"며 "그것도 강남처럼 번화가에만 사람이 많다. 강남에서 손님 태워 연신내 같은 곳 한 번 다녀오면 피크타임은 끝난다. 몇만 원 벌려고 그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3부제 해제로 심야에 택시들이 많아지면 다음 날 출근길에 운행하는 택시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기사 윤 모(53) 씨도 "한시적으로나마 규제를 풀어주면 낮에 쉬고 밤 9시부터 다시 일하는 방식으로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도 "3부제 해제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수입도 크게 늘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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