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두 번째 비단 주머니?…'전우치' 선거 전략

국민의힘이 'AI(인공지능) 윤석열'을 띄웁니다.

이준석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해 준비한 '비단 주머니'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오늘(15일) 당직자들에 따르면,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 대표는 지난 13일 비공개 회동했습니다.

선대위 구성 작업이 한창인 만큼 관련 대화도 없지 않았지만, 'AI 윤석열'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I 윤석열이란 선거 역사상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유세 방식입니다.

기계 학습을 통해 동영상 형태의 윤 후보 아바타, 즉 가상의 윤 후보를 만드는 방식으로, 그가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곳에서 활용이 가능합니다.

고도화에 성공하면 텍스트만 입력해도 마치 윤 후보가 그 내용을 자연스럽게 읽는 듯한 동영상 구현이 가능해집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동네 공약을 AI 윤석열 입으로 전파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한 번에 분신을 여러 명 만들어내는 도술을 부리는 고전 소설 속 인물에 빗대 '전우치' 선거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를 위해 윤 후보는 지난 주말 이 대표와 만나 선거운동에 쓸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면서 서서 말하는 모습의 전신 동영상 등도 함께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를 기반으로 한 '머신 러닝'(기계학습)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한편, 위치정보 시스템(GPS)을 장착한 유세차도 이 대표의 비단 주머니 중 하나로 꼽힙니다.

대형 버스가 아닌 작은 유세차 여러 대를 전국으로 내려보내되 여기에 GPS를 달아 지지자들이 먼저 검색하고 찾아올 수 있게 하는 방식입니다.

당과 후보가 필요에 의해 청중을 모으는 것이 아닌, 지지자들이 당과 후보가 있는 곳에 자발적으로 모여들도록 하는 '참여형' 유세를 노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매타버스'와는 차별화된 신개념 유세차라는 게 국민의힘 측 설명입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와 만난 지난 주말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초호화 버스와는 다르게 우리 당이 준비한 차는 훨씬 실용적이고 등장부터 재밌을 것"이라고 힌트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첫 GPS 유세차는 택시 운전면허를 가진 이 대표가 직접 운전하고 윤 후보가 조수석에 타 흥행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높은 효율을 낼 선거운동을 고민하고 있다"며 "AI 윤석열이나 GPS 유세차 모두 그런 목표를 위해 구상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어제 '비단 주머니 1호'로 온라인 공간에서의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한 '크라켄 프로그램'을 공개했습니다.

2017년 대선에서 킹크랩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 등 온라인 여론을 조작한 '드루킹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응책입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