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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소유한 내 땅…파보니 나온 '골프장 수도관'

<앵커>

수십 년 동안 가지고 있던 땅에 주인이 알지도 못하는 상수도관이 깔려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몇 년 전 근처 골프장에서 허가받지 않은 땅을 파고 상수도관을 설치했다는데, G1방송 원석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는 꼭, 아버지 때부터 갖고 있던 계단밭을 손보려고 했습니다.

600평 남짓한 땅이 3등분 나 있어서 농사짓기가 영 번잡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측량을 마치고 중장비까지 대동했습니다.

그런데 평탄화 작업 전 소유주가 이 땅을 파보니, 정체를 모르는 상수도관이 매립돼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인근 골프장으로 연결된 수도관이었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해당 골프장은 2012년, 홍천군 공유수면에 상수도관을 묻겠다면서 점사용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허가가 난 땅 바로 옆 사유지에 상수도관을 묻은 겁니다.

골프장에서 무허가 구역에 상수도관 설치

9년 만에 내 땅에 다른 업체 수도관이 묻혀 있다는 걸 발견한 셈인데, 혹여 건드릴까 올해 계획한 평탄화 작업은 아예 포기했습니다.

[양태원/땅 소유주 : 이건 너무 제가 생각해도 불합리한 거 같고. 시골에 있는 분들, 아버님 계실 때 일이지만, 노인분들 모른다고 너무 막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해요 사실은.]

소유주는 업체 측에 항의하고, 홍천군과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땅 주인도 모르게 공사할 때와는 달리 행정 절차는 더디기만 합니다.

골프장 측은 법대로 하겠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골프장 관계자 : 인허가 적으로나 법적으로 잘못된 거 있으면 그에 대한 응당한 벌금을 내든, 잘못했으면 뭘 하든가 처리를 할 건데. 나중에 결과 보시면 아실 거예요.]

홍천군은 골프장 측이 허가 사항과 다르게 수도관을 매립한 것으로 보고 원상복구 명령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락춘 G1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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