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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갈 협박에 70억 원 주기로"…수상한 돈 거래

<앵커>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은 대장동과 함께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개발 사업이 진행된 곳입니다. 당시 부지 용도가 녹지에서 준주거지로 네 단계나 상향 조정되면서, 민간개발업자 정 모 씨가 1천억 원을 훌쩍 넘는 개발이익을 챙겼습니다.

정 씨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난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때 이재명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인섭 씨를 영입했는데, 이걸 두고 김 씨가 사업 인허가에 도움을 줬을 거라는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정 씨와 김 씨 사이에 석연치 않은 돈거래 정황도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저희가 의혹의 핵심 인물, 정 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박찬범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주식 매매 계약서입니다.

체결 당사자는 백현동 아파트 개발 시행사 대표 정 모 씨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인섭 씨.

정 대표가 소유한 시행사 주식 가운데, 50%가 넘는 25만 주를 김 씨에게 넘긴다고 돼 있습니다.

25만 주의 가치는 한 때 300억 원 정도로 평가받기도 했지만, 이들은 지난해 말 70억 원을 주고받는 것으로 최종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정 대표는 이 돈이 사실상 김인섭 씨에게 뺏긴 거라고 주장합니다.

계속되는 공갈 협박을 견딜 수 없었다는 겁니다.

[정 모 씨/민간개발업자 대표 : 내가 얼마나 정말 많이 울었는지 아세요? 계약서에 (도장) 찍은 얘기를 하면요.]

김인섭 씨가 다른 뇌물 사건으로 구속됐다 출소한 뒤,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백현동 사업의 지분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정 모 씨/민간개발업자 대표 : (김인섭) 집에 가서 새벽에 가서 무릎 꿇고 내가 정말 빈 것만 해도 자존심이 상해서 뒤집어지겠어요.]

그러면서도 정 대표는 백현동 사업과 관련해 김 씨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후보 선대위원장 출신으로 성남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걸로 기대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는 겁니다.

[정 모 씨/민간개발업자 대표 :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잘 안다고 그래, 그러더라고 나한테, 자기가 선대본부장 뭐….]

이런 가운데 두 사람 사이의 석연치 않은 돈거래가 또 드러났습니다.

백현동 개발 사업이 한창이던 때, 정 대표는 다섯 차례에 걸쳐 2억 3천만 원을 김 씨에게 건넸습니다.

협박이 시작되기 전에도 두 번이나 송금이 이뤄졌습니다.

인허가 편의를 바라고 건넨 사실상의 활동비가 아니냔 의혹이 나오고 있지만, 정 대표는 사후에 차용증을 쓴 만큼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모 씨/민간개발업자 대표 :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내용의 로비 자금 같은 것을 통장으로 보낼 수가 있나요. 현금을 줘야지.]

정 대표는 김인섭 씨를 지인의 소개로 만나 사업 전부터 동업관계였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김 씨에게 공갈 협박만으로 회사 주식의 절반을 넘기고, 수억 원을 건넸다는 주장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경기도 한 펜션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인섭 씨에게 로비 여부 등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CG : 강윤정·박동수,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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