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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50년 전 '세계 최대 요소 공장' 가졌던 한국, 의존하다 무너졌다

[Pick] 50년 전 '세계 최대 요소 공장' 가졌던 한국, 의존하다 무너졌다

일본 언론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때와 판박이다"


중국의 수출 통제로 최근 국내에서 '요소수 대란'이 일어난 가운데, 현 사태를 지켜보는 일본 언론들이 2019년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당시와 판박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9일 산케이 신문은 국내 요소수 대란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원료인 요소를 국내 생산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97% 이상을 중국에 의존해왔다. 그런데 중국이 지난달 중순 수출 수속을 변경해 사실상 수출 규제를 실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요소수를 구하려 주유소에 길게 늘어선 화물차와 온라인에서 1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는 상황도 함께 전하며 "한국에서 화물용 경유 차량 주행에 필요한 요소수 공급이 급감하면서 연내 물류 및 대중교통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 민영방송 NNN 또한 국내 요소수 대란을 보도하며 "한국이 특정 국가로부터 원자재 수입에 의존해 경제활동에 문제가 생긴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복수의 대기업 화학회사가 요소의 원료가 되는 암모니아의 77%를 일본 내에서 제조, 국내 수요를 커버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전했습니다.

실제로 일본은 한국과 비슷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지만 요소수 부족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NNN에서 언급한 것처럼 요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를 자체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런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일본은 지난해 암모니아 96만 2814t 가운데 77%인 74만 3231t을 자체 생산했습니다.

요소수 사태 (사진=연합뉴스)

한국, 50년 전 이미 '세계 최대 규모 요소 공장'…왜 무너졌나


한국도 요소 생산 수십 년 노하우를 갖추고 있습니다.

50년 전에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요소 공장이 세워졌지만, 값싼 중국산 요소의 공습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습니다.

1990년대 요소생산회사 임원이었던 한 산업계 관계자는 "당초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요소를 생산해왔지만, 2011년경 값싼 중국산에 밀려 요소 생산을 중단한 것"이라며 "한국은 요소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충분함에도 중국에서 나오는 저렴한 요소에 밀려나는 사태에 정부가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마그네슘 50% 감축…'제2의 요소수 사태' 오나


문제는 요소수 뿐만 아닙니다.

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석탄 가격 상승과 전력난으로 인해 중국의 마그네슘 생산량은 평소의 절반에 그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차체 등에 쓰이는 마그네슘을 전량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마그네슘 역시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85%를 차지하고 있어 대체국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마그네슘 수입이 막힐 경우 요소수처럼 자동차, 스마트폰, 배터리 같은 한국 주요 수출품 생산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한편 중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 수입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이 우리나라 전체 수입품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언제든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으로 한국 수입품목 1만 2천586개 가운데, 특정국에 80% 이상 의존하고 있는 품목은 3천941개로 조사됐으며, 이 중 중국 수입 비율이 80%를 넘는 품목은 1천850개로 절반가량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원자재 수급 상황 전반에 대한 점검과 함께 선제적인 수입국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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