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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넷서 산 '신호기 키'…교통시설물 다 열린다

<앵커>

길에 사고가 났거나 차가 많이 밀릴 때는 경찰이 신호등이 바뀌는 간격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신호를 바꾸는 장비를 아무나 건드리면 안 되니까 밖에 잠금장치를 해 놨는데, 그 열쇠가 버젓이 인터넷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한소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교통경찰들이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신호제어기 열쇠는 전국적으로 하나로 통일돼 있었습니다.

복제 가능성 등 보안 문제가 나오자 서울시는 2015년부터 다른 열쇠로 교체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서울 시내 제어기 4천400개 가운데 60%인 2천700여 개는 여전히 구형 열쇠를 씁니다.

그런데 이 열쇠와 똑같은 열쇠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이름까지 신호기 열쇠로 돼 있는데, 잠금장치를 포함해 1만 3천 원 정도면 누구나 살 수 있습니다.

[판매업자 : 공장 자체에서 신호기 키라고 이름 지어서 나오는 거고. 신호기 제어함에 들어가는 거 맞고요.]

제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신호기 열쇠가 도착했습니다. 

뜯어서 확인해보겠습니다.

교통신호라고 적힌 같은 열쇠가 들어 있습니다.

구매한 열쇠로 서울 시내 신호제어기들을 열어봤습니다.

모두 손쉽게 잠금이 풀립니다.

교통 신호기 열쇠 인터넷 판매 논란

제어기뿐만 아니라 교통 단속용 무인 장비함과 교통관리시스템 함도 열립니다.

특히 교통관리시스템 함 속엔 CCTV를 제어하는 장치 등 고가 장비가 들어 있습니다.

관리 책임이 있는 서울시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인터넷에 판매도 하던데 이거를 좀 알고 계셨나요. 시에서?) 아니요 전에 알지는 못했고요.]

지난 2013년엔 40대 남성이 교차로 16곳의 신호제어기를 망가뜨려 일대 교통을 마비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승미/서울시의원 :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이용한다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도… 물리적 보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서울시는 경찰과 함께 신호기 전용 열쇠가 어떻게 유통됐는지 경위를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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