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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무덤 찾은 전 일본 총리 "세월 지나도 사죄해야"

<앵커>

400여 년 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왜군이 조선인들의 귀와 코를 베어가 만든 이른바 귀무덤이 일본 곳곳에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일본인들이 이곳에서 위령제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하토야마 전 총리가 찾아와 선조들의 만행을 사과했습니다.

오카야마 현지에서 유성재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오카야마현 쓰야마시.

오카야마 중심지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가까이 걸리는 산간 마을입니다.

마을 한가운데 돌덩이를 쌓아 올린 작은 공터가 바로 조선인 귀무덤 자리입니다.

1597년 정유재란 당시 가져온 조선인 신체 일부를 묻은 곳인데, 30년 전 한 국내 연구자에 의해 처음 그 존재가 알려졌습니다.

[김문길/한일문화연구소장 (귀무덤 발견자) : (당시엔) 볼품없었어요. 간판이 작고요, 그냥 돌 몇 개 놓아두고 간판 하나로만 (존재를) 증명할 수 있었어요.]

쓰아먀 조선인 귀무덤 앞에서 일본인들이 처음으로 위령제를 열었습니다.

무덤이 생긴 경위를 일본어와 한글로 설명한 비석을 세우고, 작은 제단도 새로 마련했습니다.

[아마키/교토 세계평화 선도회 사무국장 : 이렇게 잔혹한 일이 있었다는 걸 (일본인들은) 거의 모릅니다. 알면 당연히 사죄할 겁니다.]

귀무덤 위령제는 지난해 교토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두 번째로, 오늘(8일)은 2009년 민주당 정권을 이끌었던 하토야마 전 총리가 찾아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토야마/일본 전 총리 :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솔직하게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이) 평화를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수백 년 전 잔혹한 만행을 사죄하는 양심적인 일본인들이 있긴 하지만, 이런 귀무덤이 일본에 얼마나 남아 있는지 아직 실체조차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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