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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들으란 듯 "진짜 성폭행이 뭔지 보여주겠다"

<앵커>

성범죄 피해자가 법원에서 가해자 측 지인으로부터 보복 협박을 받았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법원에서 피해자 들으라는 듯 큰 목소리로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냈다는데,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A 씨는 재작년 모 업체 대표 B 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B 씨는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지난 9월 열린 항소심 재판에는 피해자 A 씨가 직접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런데 재판을 기다리던 A 씨의 지인들은 귀를 의심케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해자 B 씨 측 인사로 보이는 한 남성이 전화 통화를 하며 주변에 들으라는 듯 위협적인 말을 쏟아낸 겁니다.

여성을 지칭하는 욕설과 함께 "진짜 성폭행이 뭔지 알아야 한다"거나,

[B 씨 지인 (지난 9월 녹음) : 이런 XXX는 다른 걸로 혼나야 돼. 성폭행이 뭔지 알아야 돼. 성폭행이 뭔지 보여줄까? 성폭행이라는 건 XXXX 그 다음에 죽이는 게 성폭행이야.]

보복을 지시하는 듯한 말을 내뱉기도 합니다.

[B 씨 지인 (지난 9월 녹음) : 네가 해라, 정리. 얘. 사이코패스는 안 돼. XXX 같은 X.]

듣다 못한 피해자 지인들은 휴대전화 녹음기를 켰습니다.

[A 씨 지인 : 여성으로서 그런 얘기를 그냥 옆에서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몸서리 쳐지는 일이었기 때문에. 당장 어딘가 좀 안전한 장소로 가거나 경호원 같은 사람을 고용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상황을 전해 들은 A 씨는 두려움에 떨며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지만, 피해가 반복되지 않았단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해자인 A 씨는 집을 떠나 다른 곳에 숨어 지내며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B 씨는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 6개월이 선고됐는데, 취재진은 법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남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남성은 자신을 가해자 B 씨와 가족같이 지내는 사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음된 음성에 대해 "본인 목소리가 맞는 것 같다"면서도 "설마 A 씨를 지칭해 그렇게 말했겠느냐"며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습니다.

[박정호/A 씨 측 변호사 : 피해자의 지인들이 근처에 있음을 알고 의도적으로 그런 말씀을 큰소리로 한 것이라면 이 부분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복 협박에 해당됩니다.]

A 씨 측은 해당 남성에 대한 고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김용우, 영상편집 : 전민규, CG : 엄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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