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전직 부총리가 성폭행" 테니스 스타 폭로에 중국 '발칵'

중국 유명 테니스 선수가 전직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어제(3일)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36)가 지난 2일 SNS에 장가오리(75)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의 성폭행을 고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펑솨이는 장 전 부총리가 톈진 지역에서 근무하던 2007∼2012년쯤 성폭행이 지속적으로 일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펑솨이는 장 전 부총리가 처음에 부인과 함께 테니스를 치자고 집으로 초청한 뒤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썼습니다.

그는 "그날 오후 나는 (성관계를) 동의하지 않았다.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장 전 부총리는 내가 녹음기나 카메라를 갖고 있을까 봐 늘 불안해했지만, 성폭행 피해를 입증할 녹취는 없다. 증거를 남기는 건 불가능했다. 오직 나의 경험만이 증거"라고 덧붙였습니다.

펑솨이는 또 "부총리쯤 되는 분이라면 이런 폭로를 두려워하지 않을 걸로 안다"며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도, 자멸을 재촉하는 길일지라도 진실을 알리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펑솨이의 게시글은 올라온 지 20여 분 만에 삭제됐으나 글을 캡처한 파일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면서 의혹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BBC는 "중국 공산당 고위층 인사의 성폭행 의혹이 터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장 전 부총리와 중국 공산당 국무원은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펑솨이와 장가오리의 이름은 물론, '테니스'라는 단어도 중국 온라인에서 검색이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에는 기업이나 정부 고위직이 지위를 이용해 여성들에게 성적 호의를 입으려 하는 가부장적 전통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018년 은퇴한 장 전 부총리는 2013∼2018년 국무원 부총리로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냈습니다.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2007∼2012년에는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맡았습니다.

펑솨이는 한때 복식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테니스 스타로, 타이완 출신 파트너 셰쑤웨이와 함께 2013년 윔블던, 2014년 프랑스오픈에서 복식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WION'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