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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아들 둔 노모, 지하 셋방서 버텨야 했던 사연

<앵커>

쓰레기로 뒤덮인 집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인 60대 어머니가 아픈 30대 아들을 돌보며 살고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아들은 입원 치료가 시급하고 어머니 역시 급격히 몸이 나빠지고 있다는데 어떤 사연인지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안타깝다며 이웃이 사진 두 장을 보내줬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60대 어머니와 정신질환과 당뇨를 앓는 30대 아들.

최근 증세가 악화한 아들을 어머니 홀로 돌보면서 집은 온통 쓰레기산이 됐습니다.

모자는 인천의 한 지하 셋방에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폭력적 행동이 심해져 불안하다는 이웃의 제보를 받고 현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어머니는 갈수록 난폭해지는 아들에게 맞은 상처를 보여줬습니다.

[(아드님한테) 다리 쪽 다치셨다고..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피할 길이 없어서 그냥 맞은 거야.]

다친 다리 때문에 어머니가 며칠 병원 신세를 지게 되면서 아들은 지금 임시로 인근 요양병원으로 보내졌습니다.

보건소를 찾아 아들이 제대로 치료받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보건소 담당자 : 요양병원은 요양병원과 관련된 치료만 시키고 퇴원시키겠죠. 이번 주 안에라도 퇴원이 돼야 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요.]

아들이 곧 돌아오면 자신의 몸조차 지탱하기 힘든 노모는 또 보호자라는 짐을 져야 합니다.

당장 두 사람을 분리해 치료받도록 해야 할 상황.

관내 정신병원들은 아들을 입원시키려면 간병인을 데려와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올해 중증 정신질환자를 위한 응급 공공병상이 마련됐지만, 아들은 당뇨 등 다른 질환도 앓고 있어서 이곳도 입원이 어려웠습니다.

이럴 때 의료 취약계층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공공병원인데, 대부분 코로나 전담 병원이 됐습니다.

가뜩이나 갈 곳 없는 의료 취약계층의 처지가 코로나 사태로 더 딱해진 겁니다.

빨리 치료받지 않으면 아들도 어머니도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

이 위태로운 가정을 살리기 위해 보건소와 복지센터 등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아드님이 입원해서 치료받으시길 바라시는 거죠?) [잘 키워보려고…(그래도) 약한 몸에서 새끼 하나를 그래도 내가 낳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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