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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서 무너지고만 바이든…트럼프가 다시 살아났다

<앵커>

미국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버지니아는 원래 민주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으로, 지난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이 이겼던 지역입니다. 그만큼 바이든 정부에 실망한 유권자가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워싱턴 김수형 특파원 리포트 보시고, 현지 연결해보겠습니다.

<기자>

트럼프와 바이든, 전·현직 대통령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진 버지니아주지사 선거 결과는 대이변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 경영자 출신인 공화당의 글렌 영킨 후보가 50.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당 매컬리프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 지었습니다.

공화당 후보가 버지니아주지사에 당선된 것은 2009년 이후 12년 만입니다.

버지니아주는 지난해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10%포인트 차로 이겼던 곳으로, 1년 만에 반대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킨/버지니아주지사 당선인 : 버지니아 주민 여러분, 우리가 이겼습니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뉴저지주지사 선거에서도 양당 후보 간에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초박빙 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이 표심에 반영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보인 극심한 혼란, 물류대란 같은 각종 악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일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마이크/버지니아 유권자 : 중요한 것은 집권을 했으면, 일을 해야 말이 되는 겁니다. 기름값 오른 것 좀 보세요. 경찰 예산을 줄인다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반면 공화당 내 차기 대선 후보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존재감을 재확인하게 됐습니다.

[유권자 : 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려는 것이 미국에 최선의 이익이 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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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수형 특파원,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패배가 상당히 뼈 아플 것 같습니다.

<기자>

이번 버지니아주지사 선거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입장에서 져서는 안 되는 선거였습니다.

민주당의 초강세 지역인 데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직접 지원 유세를 벌이기도 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대응에 확실한 우위가 있을 줄 알았던 바이든 정부가 델타 변이 출현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나타난 극심한 혼란은 미국인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죠.

취임한 지 9개월밖에 안 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이번 선거 결과가 민심이 멀어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로 볼 수 있을 텐데요,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다시 보여준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패배 불복 선언하고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쳐왔죠.

그런 와중에 이번 선거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더 큰 힘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공화당 의원들은 다음 선거 때 공천을 받기도 어려울 정도인데요,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자체 소셜미디어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가 대선 재출마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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