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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윤석열 · 홍준표 "여론조사를 보면…", 사실은?

[사실은] 윤석열 · 홍준표 "여론조사를 보면…", 사실은?

이경원 기자

작성 2021.11.03 11:11 수정 2021.11.03 11: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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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등을 합산해, 오는 5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가 결정됩니다.

지난달 31일, 마지막 마지막 TV토론회가 있었습니다. 후보들은 서로 자신의 중도 확장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후보들이 그 근거로 자주 제시했던 게 그간의 여론조사 결과였습니다. 정말 팩트에 근거해 여론조사 데이터를 활용했는지 확인했습니다. 여론조사 분석 시간이 조금 걸려서 팩트체크가 약간 늦어졌다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SBS 사실은팀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에도 후보들의 발언을 팩트체크 한 바 있습니다.

사실은

후보들이 말하는 여론조사,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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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 여론조사 기관에서 검찰 고발 사주 문건 의혹, 윤석열 후보 책임 있다 47.1% 윤석열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다 34.3%, 이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석열 : 희한한 통계만 뽑으셨네. 거기 보면, 정치 공작이라고 하는 게 훨씬 퍼센트가 많은 통계가 많이 있고. 통계만 가지고 얘기하십니까?
홍준표 : 윤 후보님, 이 조사는 처음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0월 26일, 10월 27일에 KSOI에서 처음 한 것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윤석열 :  …… 팩트를 가지고 얘기하시죠.
- 지난 10월 3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

윤석열 후보는 검찰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여론조사에 대해, '윤석열 책임'이라는 답변보다 '정치 공작'이라고 답한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장을 팩트체크하기 위해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진 9월 2일 이후 관련 여론조사를 모두 확인했습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는 총 13건이 확인됐습니다. 시청자 분들의 오해가 없도록 여론조사 기관이 여론조사심의위에 첨부한 결과표 질문을 그대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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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여론조사는 대부분 윤석열 후보의 이름을 거론하며, 윤 후보의 직·간접적인 개입 여부에 대한 생각, 혹은 윤 후보 책임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고 있습니다. 

13건 가운데 5건(9월 14일, 23일, 26일, 10월 13일, 15일 조사)은 오차 범위 내에 있었고, 나머지 8건의 조사는 오차 범위 밖에서 윤석열 후보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다' 혹은 '책임이 있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검찰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여론조사 상당수 결과가, 윤석열 후보의 책임을 높게 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토론회 당시 홍준표 후보가 사례로 든 것은 10월 28일 발표된 여론조사로, 헤럴드경제 의뢰로 케이에스오아이주식회사가 진행한 조사였습니다. 다만, 홍준표 후보가 말 한 것처럼 첫 조사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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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 두 분(유석열, 홍준표 후보) 여론조사를 보면, 비호감도 1, 2위예요. 그렇게 비호감도가 높아서 중도층 마음을 잡을 수 있느냐. 
홍준표 : …… 비호감도는 윤석열 후보가 압도적인 1위고, 제가 2등이죠. ……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는 지지율이 낮으니까. 지지율이 높은 후보한테 그게 적용되는 겁니다.
유승민 : 아니요, 과거에 비호감도 그렇게 높지 않았거든요. 대통령 된 사람들이. 그게 확장성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홍준표 :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번에 탄핵 대선 때 동아일보 조사에 의하면 문재인 후보가 비호감도가 제일 높았습니다. 다시 확인해 보시죠.
- 지난 10월 3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

홍준표 후보는 "지지율이 높으면 비호감도도 높다.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후보의 비호감도가 가장 높기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당시 여론조사가 어땠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지난 대선은 2017년 5월 9일이었는데, 그 전 두 달 치인 2017년 3~4월 진행된 여론조사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먼저 이들 여론조사 가운데 전국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추린 뒤 문항을 분석했습니다. 후보들을 보기로 제시하고 "가장 비호감인 후보"를 묻는 식의 여론조사도 있고, 특정 후보의 이름을 대며 "비호감하느냐"고 묻는 여론조사도 있었습니다. 후자의 여론조사는 제외했습니다. 후보들 간의 동등한 비교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러 후보 중에서 비호감인 후보를 고르는 여론조사만 택했습니다.

그리고 지지율 조사도 함께 한 것만 추렸습니다. 지지율과 비호감도를 함께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6개의 여론조사가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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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후보가 말했던 동아일보 조사의 경우, 문재인, 홍준표 당시 후보의 비호감도는 각각 27.5%, 21.0%로 문재인 당시 후보의 비호감도가 오차 범위 밖에서 더 높은 걸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당시 추려진 6건의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하면, 2건을 제외하고는 홍준표 당시 후보의 비호감도가 오차 범위 밖에서 더 높게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특정 여론조사를 발췌해 주장의 근거로 사용한 것으로 읽힙니다.

다만, 홍준표 후보가 언급한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비호감도도 높다"는 주장은 일반적인 경우, 잘못된 해석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보통 특정 후보 지지자들은 유력 경쟁 후보에 대한 견제 심리가 클 수밖에 없고, 자연히 상대 후보를 '비호감한다'고 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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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 중도 확장성 계속 말씀하시는데, 모든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중도 확장성이 제가 제일 있습니다.
유승민 : 최근에는 제가 20대, 30대, 40대가 굉장히 빠르게 올라가서 홍 후보님과 비슷해졌습니다.
홍준표 : 그렇습니까? 난 그것은 못 봤어요.
- 지난 10월 3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

유승민 후보는 "젊은 세대 지지율이 급상승해, 홍준표 후보와 비슷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2~40대 여론조사 추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조사의 조건을 동일하게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여론조사 기관 별로 그 방식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를 하면 착오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저희 사실은팀은 SBS가 매달 하는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8월, 9월, 10월 여론조사입니다. SBS 여론조사는 일반적으로 유선과 무선을 합산해, 통신사가 제공하는 안심 번호 방식으로, 전화 면접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응답률이 20% 전후로 꽤 높은 편입니다.

여론조사심의위에 올라온 결과표를 재분석했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누가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20, 30, 40대 유권자 답변 비율 추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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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홍준표 후보 모두 젊은 층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20대에서, 유승민 후보는 30대 지지율 상승이 두드러집니다.

다만, 최근 결과를 놓고 보면, 오차 범위 밖에서 두 후보 간의 지지율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SBS 여론조사 추이를 참고하면, 유승민 후보의 주장은 다소 과장이 섞인 걸로 읽힙니다.
 

정치의 플레이어 '여론조사'

이번 기사가 후보들 말 꼬리 잡는 팩트체크로 읽히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사실은팀이 후보들이 인용한 여론조사 데이터를 팩트체크 한 이유는 여론조사의 정치적 의미 때문입니다. 

여론조사는 정치 공간에서 중요한 '플레이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대세'를 가늠할 때가 많고, 자연히 대세에 편승하는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여론조사는 우리의 선택 '의향'을 묻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선택' 그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렛대 삼아 "내가 제일 잘 나간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입니다. 자연히 여론조사가 불리하면 항의하고, 유리하면 홍보하는 경우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대선 후보들이 여론조사 결과에 예민해지는 이유입니다. 

달리 말하면, 대선 주자들이 의제와 정책을 두고 경합해야 할 시기,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지난한 토론을 벌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당장 다음 주부터 여야 후보 간 치열한 기 싸움이 시작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여론조사들이 홍보되기도 하고, 반박되기도 할 겁니다. 그렇게 여론조사는 과장되기도 하고, 왜곡되기도 할 겁니다. 

저희 사실은팀은 이번 대선 기간, 후보들이 인용하는 여론조사를 예의 주시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꼼꼼히 분석해 팩트체크 하겠습니다.

시청자 분들도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에서 SBS 사실은 치시면 팩트체크 검증 의뢰 하실 수 있습니다. 요청해주시면 힘 닿는 데까지 팩트체크 하겠습니다.

https://news.sbs.co.kr/news/fact.do
(인턴 : 권민선, 송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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