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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심장 살아 있으니" 3명 살린 소율이는 엄마곁으로

<앵커>

세 살 때 사고로 뇌를 다쳤던 5살 여자 아이가 긴 투병생활 끝에 3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온기를 남기고 간 아이의 이름은 전소율입니다.

김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결혼 3년 만에 품에 안은 딸 소율이.

소율이 별명은 '에너자이저'였습니다.

[전기섭/소율이 아버지 : 놀이터 가면 제가 힘들어 가지고. 그네를 한 번 타면 한 시간씩 타고 미끄럼틀도 한 시간씩 타고….]

그런데 불운이 한꺼번에 찾아왔습니다.

아내가 암을 선고받은 지 1년 만에 키즈카페에서 놀던 소율이가 불의의 사고로 뇌를 다친 겁니다.

소율이 나이 세 살 때 일이었습니다.

[전기섭/소율이 아버지 : (사고 직후에) '뇌사까지 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심장 기증을 할 생각은 있느냐' 그렇게 물어보더라고요. 심장이 뛰고 있는 한 제가 어떻게든 살려낼 거라고,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소율이는 코로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버텼습니다.

그런데 6개월 전, 아내마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일은 해야 했기에, 돌볼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중증장애아 돌봄 제도가 있었지만, 고질적 인력 부족에 범법자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람을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관계자 : (상시적으로) 가래를 빼주거나 그런 걸 해줘야 하기 때문에. 근데 사실 저희 돌보미를 파견한다고 해도 이게('석션' 같은 것은)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근무시간을 줄여 소율이를 돌봐야 했지만, 고맙게도 사장은 임금을 깎지 않았습니다.

[전 씨 직장 사장 : 당연히 그런 편의를 봐줘야죠.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나, 그 최소한을 해준 것입니다.]

소율이는 2년을 기적처럼 버텼지만, 상태는 나빠졌습니다.

뇌 기능이 5%도 채 남지 않았다는 병원 진단을 받았습니다.

소율이는 지난달 28일 심장과 좌우 신장을 아픈 친구 3명에게 보내고, 엄마 곁으로 떠났습니다.

[전기섭/소율이 아버지 : (이식받은) 그 아이가 다시 건강하면 우리 아이 심장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좀 위안을 삼을 수 있겠더라고요.]

장기 기증 수혜자 3명은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회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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