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얼굴 숨기던 그 교수, '산소호흡기' 달고 투혼의 강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직까지도 많은 학교에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대학의 교수와 학생의 불성실한 태도로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런 와중에 인도네시아의 한 대학교수가 투병 중에도 산소호흡기를 꽂은 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온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레모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가자마다 대학의 에디 프라세티오 누그로호 교수는 지난 7월 개강 이후부터 두 달간 단 한 번도 화상강의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의 집중력을 위해 마이크로만 수업을 하겠다며 카메라를 켜지 않은 것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 학생들은 "교수가 게으르다", "너무 무례한 것 아니냐"면서 불만을 나타냈고, 다른 학생들은 "교수가 수업시간에 외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했습니다.

교수가 말을 할 때마다 숨 가쁜 목소리가 난다는 이유였습니다.

학생들의 쏟아지는 불만에도 누그로호 교수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은 채, 카메라를 켜지 않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9월, 평소와 다름없이 수업을 하던 누그로호 교수의 카메라가 잠시 켜졌습니다.

카메라가 실수로 켜진 것을 알아챈 교수는 다급히 카메라를 껐지만, 화면 너머로 보이는 교수의 모습에 학생들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누그로호 교수의 코에 산소호흡기가 꽂혀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수업을 듣고 있던 한 학생이 이 같은 교수의 모습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고,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큰 반응을 일으키며 온라인상으로 급속히 퍼져나갔습니다.

자신의 강의 모습이 화제가 되자 누그로호 교수는 현재 11년째 신장병을 앓고 있으며, 최근에 병세가 악화돼 2주마다 신장 투석을 받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투석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치료를 받으면서 '투혼 강의'를 펼친 것입니다.

누그로호 교수는 현지 언론을 통해 "학생들이 내 걱정하느라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며 "항상 카메라를 끄고 산소호흡기를 숨겼다"고 전했습니다.

학생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교수의 고백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현지 네티즌들 역시 누그로호 교수에게 많은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27일 SBS 보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학의 한 교수가 욕조에 몸을 담근 채 화상강의를 진행해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해당 교수는 수강 학생들에게 메일을 보내 "코로나 백신을 맞고 고열이 났지만, 휴강을 하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발생한 일"이라며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두 교수의 비대면 수업 진행 방식이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국내에서도 인도네시아 교수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한편, '욕조 강의' 사태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인도네시아 레모뉴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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