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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미술의 철학적 본질 탐구…최상철 개인전

[FunFun 문화현장]

<앵커>

좋은 그림은 무엇일까요? 근본적으로 미술이란 무엇일까요? 돈과 명예의 평가가 아닌 미술의 철학적 본질을 탐구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최상철 개인전 / 26일까지 / 아트스페이스3]

사각형의 캔버스 위에 검은 점들이 뭉쳐 있고, 거기서 뻗어 나온 선들이 옅어지며 흩어져 나갑니다.

캔버스마다 모두 1천 번의 점이 찍혔고, 1천 개의 선이 스스로 모양을 만들어냈습니다.

점과 선의 형태는 작가의 의지가 아니라 우연의 결과물입니다.

조약돌에 검은색 물감을 칠해 점을 찍은 뒤 캔버스를 움직여 돌을 굴리며 선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조약돌로 찍는 점은 우연성을 위해 진행방향이 표시된 고무패킹을 던져 그 결과에 따랐습니다.

[최상철/작가 : 그다음에 이걸 또 한 번 던집니다. 그러면 하얗게 가리키는 방향이 있죠. 이 모양을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여기에 맡겨놓은 것입니다.]

그림 그리는 도구인 붓을 버리고, 제멋대로 굴러가는 조약돌을 택했습니다.

작가의 역할은 조약돌이 스스로 그려나가도록 유도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최상철/작가 : 그리는 일을 포기하면 그리는 과정이 자율적이며 능동적으로 변해 스스로 그림을 이룹니다.]
 
'그림은 잘 그리기만 하는 되는 것인가'하는 근본적인 질문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최상철/작가 : 그림 이전의 상태, 다시 말해 무물(無物)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연성의 결과물, 그리지 않고 그려진 그림은 그림의 본질을 탐구하는 수행의 결과물입니다.

세속성에 물든 미술계의 현실에 대한 성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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