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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S] 주차장에서 밥 먹던 설움 딛고…막내 KT, 7년 만에 정상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 wiz가 1군 데뷔 7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두 힘을 합쳐 극복했고 마침내 활짝 웃었습니다.

2021시즌 KBO리그 우승한 KT wiz (사진=연합뉴스)

KT는 10월의 마지막 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정규리그 1위 결정전에서 1대 0으로 승리하고 2021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KT는 삼성과 정규 144경기에서 76승 9무 59패(승률 0.563)로 동률을 이뤘고, 지난해 바뀐 규정에 따라 단일리그 사상 첫 1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습니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 밀리면서 대구 원정을 치러야 했는데, 이날 라이온즈파크에는 코로나 시대 이후 최다인 1만 2천244명, 만원 관중이 입장해 일방적으로 삼성을 응원했습니다.

12,244명. 코로나19 시대 최다 관중이 들어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KT 쿠에바스와 삼성 원태인 두 선발투수의 숨 막히는 투수전이 펼쳐졌습니다. 8일을 쉬고 등판한 원태인은 묵직한 직구에 주무기 체인지업을 곁들여서 KT 타선을 5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습니다. 이에 반해 쿠에바스는 고작 이틀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우려와 달리 엄청난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투심 패스트볼에 예리한 슬라이더, 커브까지 섞어 던지면서 역시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쿠에바스는 길게 4회까지 보고 있다. 뒤에 나갈 투수는 다 계산해놨다"고 밝혔는데, 감독의 예상을 완전히 깨뜨린 호투였습니다.

2021시즌 KBO리그 1위 결정전에서 역투하는 삼성 원태인 (사진=연합뉴스)
1위 결정전은 숨 막히는 투수전이었다

팽팽한 '0'의 균형은 6회 깨졌습니다. KT 심우준이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삼성 유격수 오선진의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도착했습니다. 진루타와 볼넷으로 얻은 투아웃 1, 3루 기회. 타석엔 간판 타자 강백호가 들어섰습니다. 직전 타석에서 원태인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방망이를 내려치며 분을 삭였던 강백호는 다음 타석에서 복수에 성공했습니다. 원태인의 직구를 결대로 밀어쳐서 깨끗한 적시타로 3루 주자 심우준을 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강백호의 안타는 결승타가 됐습니다. 쿠에바스가 7회까지 무실점으로 책임졌고, 불펜진이 나머지 2이닝을 막아내면서 KT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됐습니다.

마지막 27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가자 선수단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가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강백호는 눈물을 펑펑 흘렸고, 유한준과 박경수 등 베테랑 선수들도 모두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강백호는 "우승을 정말 하고 싶었고, 고생했던 게 생각나면서 울컥했던 거 같다. 정말 너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박경수는 "정말 모든 게 믿기지 않는다. 너무 감격스러운데 야구 인생에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다.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며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나눴습니다.

2021시즌 KBO리그 우승 확정 순간의 KT wiz 선수들

프로야구 10번째 막내 구단 KT는 2013년 창단했고, 2015년 1군 무대에 진입했습니다. 1군 데뷔 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KT가 처음입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KT는 창단 이듬해인 2014년 특별 지명과 신인 선수로 첫 시즌을 꾸렸는데, 당시 신인 전력은 9구단 NC가 창단 당시 선발한 선수에 비해 기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경기 외적인 문제도 많이 봉착했습니다. 2014년 2군 리그 참여를 위해 준비하던 KT는 성균관대학교에서 당시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고양 원더스와 연습경기를 자주 치렀습니다. 경기를 앞두고 식사를 해야 했는데,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야구장 주차장 바닥에서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말 그대로 '눈물 젖은 밥'이었습니다. KT의 '집 없는 설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수원시와 성균관대학교는 뒤늦게 식사 장소를 제공했습니다. KT 관계자는 "그런 어려움을 딛고 이룬 정규시즌 우승이라 더 감격스럽다"며 기쁨을 나타냈습니다.

1군 리그에 오르기 전인 2014년, 야구장 주차장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했던 KT wiz 선수단 (사진=일간스포츠 제공)

KT는 이제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만큼 반드시 통합우승을 이룬다는 각오입니다. 강백호는 "우승해서 너무 좋고 꼭 한국시리즈 가서 정상에서 웃을 수 있는 날 왔으면 좋겠다. 오늘 1위 결정전 승리는 멀리 대구까지 응원 와주신 팬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하고, 한국시리즈에 대한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1위 결정전, 결승타는 강백호의 몫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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