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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 직권남용…대장동 '윗선' 향하는 검찰 두 갈래 수사

배임 · 직권남용…대장동 '윗선' 향하는 검찰 두 갈래 수사

유영규 기자

작성 2021.10.31 08: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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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 직권남용…대장동 윗선 향하는 검찰 두 갈래 수사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파헤치는 검찰 수사가 한 달을 넘기면서 '윗선'을 겨냥한 배임, 직권남용 수사로 큰 물줄기를 형성하며 전개되고 있습니다.

검찰도 개발 사업 설계 과정을 둘러싼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의혹과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대한 '사퇴 강요' 의혹을 밝히지 못하면 용두사미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 전반에 걸쳐 성남도시개발공사 측 간부들과 민간 사업자들이 공모한 배임 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미 뇌물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앞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상대로 한 배임 혐의 수사도 진행형입니다.

의심스러운 대목은 크게 두 부분입니다.

당초 전체 수익의 일정 부분을 가져가는 '비례형'으로 설계됐던 공사 수익 배분 방식이 '고정형'으로 바뀐 것과 민간에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부분입니다.

이와 관련해 사업 당시 성남시 시정을 이끌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앞서 경기도지사 사퇴 기자회견에서 "비례로 하면 장난치니 내가 '확정'으로 하라고 정해줬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결정은 공사의 이익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동산 불황 속에서 손실을 떠안을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오기 위함이었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설명입니다.

또 다른 쟁점인 '초과이익 환수 조항'에 대해서는 미묘하게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그는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게 아니고 추가하자고 하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가 이틀 뒤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는 해당 논의가 실무자 간에 이뤄져 자신은 당시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말 바꾸기로 '위증'을 했다며 공세를 펼쳤습니다.

수사의 초점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의도적으로 삭제된 것인지와 이러한 의사결정에 누가 관여했는지에 맞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초과이익환수 규정이 민간사업자의 참여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조항 삭제가 곧바로 배임과 연결이 될 수 있을지는 다툼이 있습니다.

공사 이익을 확정형으로 설계한 배경에 민간의 몫을 늘리려는 누군가의 의도가 있었는지도 검찰이 따져봐야 할 대상입니다.

야권에서는 민간사업자로 참여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등이 로비를 벌여 이러한 사업 구조를 만들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윗선'을 타고 올라가는 검찰 수사의 또 다른 갈래는 황무성 전 사장에 대한 '사퇴 강요' 의혹입니다.

공사 초대 사장을 역임했던 황 전 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와 입장문을 통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 배경에 성남시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사장직 사퇴를 촉구하면서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것"이라고 말한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의혹 제기 이후 한 시민단체는 이 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과 이 후보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이 고발장을 대장동 수사팀에 배당했습니다.

이 후보 측은 황 전 사장의 사퇴 과정에 자신 또는 측근이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황 전 사장이 사장 재임 시절 사기 혐의로 기소된 부분을 언급하며 의혹 제기 자체가 '자작극'이라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는 만큼, 황 전 사장이 주장하는 '윗선'과 그의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한 유한기 전 본부장의 진술이 진상 규명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입장문에서 황 전 사장에 대한 사퇴 종용은 그가 사기 사건으로 기소된 것 때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녹취록에는 이러한 내용이 등장하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지는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검찰은 그가 김만배 씨 등 민간사업자로부터 2억 원의 뒷돈을 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조만간 유 씨를 불러 사퇴 종용에 누구의 지시가 있었는지와 김 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추궁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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