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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어 하나로 엄청난 사고…KT 통신장애는 '인재'였다

명령어 하나로 엄청난 사고…KT 통신장애는 '인재'였다

한지연 기자

작성 2021.10.29 17:36 수정 2021.10.29 17: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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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월요일 KT 통신장애로 전국 인터넷망이 일시에 마비되는 일이 있었죠. KT는 네트워크 경로를 설정하면서 명령어 오류가 있었다고 공식사과 했는데, 오늘(29일) 정부도 원인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지연 기자 리포트 보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25일, 전국에서 1시간 반 동안 KT 인터넷망이 멈추면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식당은 결제도, 배달 주문도 모두 먹통이었습니다.

[최현미/광주 음식점 점주 : 점심시간 바쁜 시간대에 이렇게 인터넷이 막히니까 결제도 안 되고 배달의 민족도 결제되는 게 없고.…]

무인 주차장은 결제오류로 차단기를 아예 올렸고, 병원과 약국, 학교 같은 기간 시설도 마비됐습니다.

[이상진/전주병원 원무팀장 : 대상자분들을 저희가 조회를 해야 되는데 인터넷이 마비가 되면서….]

[중학교 교사 : 4교시 때 먹통이 돼서 수업을 아예 못 들어온 친구들도 있었고 휴대전화로 연락도 못 해서 난리가 났었어요.]

KT는 처음에는 디도스 공격이 원인이라고 했다가, 2시간 뒤 '라우팅 오류' 즉 네트워크 경로 설정을 잘못해 사고가 났다고 정정했습니다.

[김연학/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디도스 공격은) 외부의 소행이잖아요. 그렇게 둘러댔다가 '그게 아닌가 봐' 이렇게 된 거고.]

망 고도화 작업을 위해 새로운 장비의 라우팅 정보를 입력하는 작업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들어가야 할 명령어 한 줄이 빠지는 오류가 있었던 겁니다.

KT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보상방안을 마련해 다음 주부터 신고접수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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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문제 취재한 경제부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명령어를 잘못 넣었다는데 무슨 명령어를 어떻게 잘못 넣었길래 이런 엄청난 사고가 난 거죠?

[한지연 기자 : 오늘(29일) 오후 3시에 과기정통부가 자세한 사고 원인을 발표 했는데요. KT가 이미 밝혔듯이 라우팅 작업 중에 명령어 누락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구체적으로 엑시트라는 명령어가 누락됐다고 밝혔습니다.

라우팅이란 데이터가 가는 경로를 정해 주는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네트워크 중앙부에서 가입자까지 연결해 주는 최적화된 길을 찾는다고 보시면 되는데 여기서 오류가 난 겁니다. 새 장비를 설치하면서 라우팅 설정 명령을 새로 입력을 해야 하잖아요. 이때 이 마무리하는 부분에서 엑시트라는 명령어 넣는 걸 빼먹은 거죠.

이렇게 되면서 라우터끼리 최신 경로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흘러 들어가지 말아야 될 그런 정보들이 수십만 개가 이렇게 잘못 전송이 되면서 오류가 발생을 했습니다.]

<앵커>

이런 어마어마한 작업을 할 때 주로 뭐 도로 공사도 차 없을 때 심야에 하잖아요, 그런데 왜 이걸 낮에 했을까요?

[한지연 기자 : 원래 설비 교체 작업 말씀하신 대로 이용자가 적은 심야에 해서 위험성을 좀 낮춰야 되는데, 테스트 과정도 여러 번 거쳐야 되고요. 그런데 이번에는주간에 진행해서 피해 규모가 커졌습니다.

원래 이 교체 작업이 새벽 1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이렇게 예정이 되어 있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시간이 오전으로 바뀌었고요. KT의 관리자 없이 협력업체 직원들끼리만 이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고 해요.

게다가 시뮬레이션을 위한 가상 테스트 베드도 없었고 오류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이런 걸 막는 이런 차단 시스템도 없어서 30초 만에 오류가 전국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네트워크가 분리도 되지도 않고 이렇게 연결된, 정상 연결된 상태에서 교체가 이뤄져서 전국망이 위험에 노출된 전형적인 인재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전적으로 KT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KT가 일단은 책임을 지겠다, 보상하겠다는 뜻은 밝혔잖아요. 그런데 제대로 될까요?

[한지연 기자 : KT 약관에는 3시간 이상 이런 장애가 발생했을 때 보상을 한다, 이렇게 명시돼 있는데요. 이 기준대로라면 지금 이 사고 같은 경우는 1시간 반 정도 지속이 됐기 때문에 약관상으로는 보상을 받지 못하죠.

하지만 피해가 워낙 크고 전형적인 인재이기 때문에 KT는 보상을 약속을 했고요. 2018년 KT 아현지사 때 화재 때도 소상공인에게 최대 120만 원 지급을 하고 개인 가입자에게는 1개월 이용료 감면을 해 줬었는데 이것 역시 약관과는 별개였었거든요.

오늘 KT가 긴급이사회를 열어서 보상안을 마련했고 다음 주 신고센터를 개설해서 신고를 받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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