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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정 수당' 신고하니 집단 괴롭힘…감사관은 묵살

<앵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회방송에서 수당이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 회계 담당자가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감사관실에 신고했는데, 신속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신고 이후 직장에서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호건 기자, 한소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이호건 기자>

국회방송에서 제작비 정산 업무 등을 담당했던 A 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중계에 이렇게 조명이 설치되지 않았는데, 제작비 내역서에는 조명감독에게 수당을 지급했다고 돼 있었던 겁니다.

[A 씨/부당수령 신고자 : 조명이 지급됐다고 서류상에 나왔는데 화면에서 체크를 하다 보니까 조명이 하나도 없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근무일지에 적힌 이름과 제작비를 받아 간 사람의 이름이 다른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일을 한 건 정규직 직원이라고 써 놓고는, 수당은 프리랜서들이 타 간 거로 돼 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2017~2020년 사이에  프리랜서 5명에게 지급된 돈은 A 씨가 파악한 금액만 9천 500여만 원이었습니다.

A 씨는 지난 2월 증거자료와 함께 상급 기관인 국회사무처 감사관실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감사관실은 부정 수령 금액의 1/3가량인 3천200만 원만 환수 조치했습니다.

프리랜서들이 월급 명목으로 수당을 받은 거라고 항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규정에는 프리랜서에게 월정액이 아니라 제작 편수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도록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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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 기자>

횡령 의혹을 제기한 뒤 A 씨는 고통의 수렁에 빠졌습니다.

국회 감사관실은 빠른 처리를 약속했는데,

[국회사무처 감사관실 관계자 : 4월 착수해서 6월 초 중순 정도에는 마무리 짓는다 이런 스케줄은 가지고 있거든요.]

실제 감사가 시작된 건 신고 5개월이 지난 뒤였습니다.

신고 사실도 금세 유출됐습니다.

직속 상관 3명에게만 알렸는데, 신고 내용이 부정행위 당사자들 귀에까지 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A 씨 상관 (신고 사흘 뒤 A 씨와 통화내용) : (당사자들이) 하루 종일 옛날 일정표, 한 몇 시간 뽑고 지금 둘이 안 거 같아. 근데 그걸 어떻게 알지? 내용을? 대비하는 것 같더라.]

그때부터 따돌림과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A 씨/부당수령 신고자 : 그 이후부터는 다 인사를 안 합니다. 다 모르는 사람 취급하고 제가 이렇게 앞을 볼 수 없게 그렇게 박스로 덮어버리더라고요.]

공공기관은 공익신고자 비밀을 보장하고, 신변을 보호하도록 돼 있습니다.

가해자들과 분리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국회사무처 감사관실 관계자 : 말씀하신 자리 분리에 대해선 감사관님이 좀 부정적인 그런 입장이신 것 같아요. 그거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보니까.]

[김정재/국민의힘 의원(국회 운영위) : (감사관실은) 철저한 재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반드시 마
련 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감사관실은 기존에 진행하던 감사가 밀려 있어 감사가 늦어진 것이고, 비밀유지는 부서 내부에서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박기덕) 
<알려드립니다.>
상기 보도와 관련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1. 감사원은 2021년 국회사무처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 조명업무위탁계약자에게 3,320만 원을 부당지급했다고 확인했습니다. 국회사무처 자체감사 결과 환수하기로 한 3,200만 원과 비슷한 금액입니다.

2. 국민권익위원회는 상기 보도의 신고자가 자신의 신원을 유출했다고 지목한 국회사무처 간부가 신고자 등의 비밀보장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결정했습니다.

3. 국회사무처는 자체조사 결과 의도적으로 감사를 지연했다고 보기 어렵고, 신고자의 집단괴롭힘 주장은 부서 내 불화에서 비롯된 갈등 관계로 파악됐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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