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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정 수당' 신고하니 집단 괴롭힘…감사관은 묵살

[단독] '부정 수당' 신고하니 집단 괴롭힘…감사관은 묵살

이호건, 한소희 기자 hogeni@sbs.co.kr

작성 2021.10.26 20:42 수정 2021.10.26 21:4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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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회방송에서 수당이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 회계 담당자가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감사관실에 신고했는데, 신속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신고 이후 직장에서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호건 기자, 한소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이호건 기자>

국회방송에서 제작비 정산 업무 등을 담당했던 A 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중계에 이렇게 조명이 설치되지 않았는데, 제작비 내역서에는 조명감독에게 수당을 지급했다고 돼 있었던 겁니다.

[A 씨/부당수령 신고자 : 조명이 지급됐다고 서류상에 나왔는데 화면에서 체크를 하다 보니까 조명이 하나도 없는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근무일지에 적힌 이름과 제작비를 받아 간 사람의 이름이 다른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일을 한 건 정규직 직원이라고 써 놓고는, 수당은 프리랜서들이 타 간 거로 돼 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2017~2020년 사이에  프리랜서 5명에게 지급된 돈은 A 씨가 파악한 금액만 9천 500여만 원이었습니다.

A 씨는 지난 2월 증거자료와 함께 상급 기관인 국회사무처 감사관실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감사관실은 부정 수령 금액의 1/3가량인 3천200만 원만 환수 조치했습니다.

프리랜서들이 월급 명목으로 수당을 받은 거라고 항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규정에는 프리랜서에게 월정액이 아니라 제작 편수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도록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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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 기자>

횡령 의혹을 제기한 뒤 A 씨는 고통의 수렁에 빠졌습니다.

국회 감사관실은 빠른 처리를 약속했는데,

[국회사무처 감사관실 관계자 : 4월 착수해서 6월 초 중순 정도에는 마무리 짓는다 이런 스케줄은 가지고 있거든요.]

실제 감사가 시작된 건 신고 5개월이 지난 뒤였습니다.

신고 사실도 금세 유출됐습니다.

직속 상관 3명에게만 알렸는데, 신고 내용이 부정행위 당사자들 귀에까지 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A 씨 상관 (신고 사흘 뒤 A 씨와 통화내용) : (당사자들이) 하루 종일 옛날 일정표, 한 몇 시간 뽑고 지금 둘이 안 거 같아. 근데 그걸 어떻게 알지? 내용을? 대비하는 것 같더라.]

그때부터 따돌림과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A 씨/부당수령 신고자 : 그 이후부터는 다 인사를 안 합니다. 다 모르는 사람 취급하고 제가 이렇게 앞을 볼 수 없게 그렇게 박스로 덮어버리더라고요.]

공공기관은 공익신고자 비밀을 보장하고, 신변을 보호하도록 돼 있습니다.

가해자들과 분리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국회사무처 감사관실 관계자 : 말씀하신 자리 분리에 대해선 감사관님이 좀 부정적인 그런 입장이신 것 같아요. 그거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보니까.]

[김정재/국민의힘 의원(국회 운영위) : (감사관실은) 철저한 재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반드시 마
련 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감사관실은 기존에 진행하던 감사가 밀려 있어 감사가 늦어진 것이고, 비밀유지는 부서 내부에서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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