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메르켈, 정권교체 앞두고도 "편안히 잘 잔다"

16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게 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정권교체를 앞두고 편안하게 잘 자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지난주 초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과 연방하원 총선거 이후 첫 인터뷰에서 "정치적으로 차이는 있겠지만, 이는 당연한 것"이라며 "나는 편안히 잘 잔다"고 응답했다고 SZ가 보도했습니다.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중도 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지난달 26일 치러진 연방하원 총선에서 24.1%를 득표했습니다.

25.7%를 득표한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에 1.6%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패배한 것으로, 이 득표율은 1949년 연방하원 총선이 시작된 이후 최악의 수준입니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친기업성향의 자유민주당(FDP), 기후변화 대응을 기치로 내세운 녹색당과 함께 오는 12월 6일 취임을 목표로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본협상에 착수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취임 이후 독일이 어떻게 변화했느냐는 질문에 "독일도 변했지만, 독일을 둘러싼 세계는 더욱 많이 변했다"면서 "문제는 우리가 새로운 세계에서 좋은 역할을 하기 위해 빠르게 충분히 변했느냐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변화에 성공한 사례로는 동서독 통합을 들었습니다.

구동독에서 구서독으로의 인구 순유출은 중단됐고, 오히려 젊은층은 구서독에서 구동독으로 순유입되고 있다면서 이는 좋은 진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을 생각하면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치환경이 거칠어졌다는 것"을 꼽았습니다.

총리가 처음 됐을 때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페이스북은 1년 됐었고, 트위터는 1년 후 탄생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미디어 환경 속에 살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이는 정치적 의사소통을 변화시켜, 민주주의에서 필수 불가결한 타협과 절충에 갈수록 문제가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