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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기 못 막고 대피도 힘들어…제연설비 무용지물

[단독] 연기 못 막고 대피도 힘들어…제연설비 무용지물

TBC 남효주 기자

작성 2021.10.25 20:44 수정 2021.10.25 21:4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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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는 화재 시 연기 확산을 막는 제연 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을 점검해보니 설치만 되어있을 뿐 기준에 맞게 제대로 작동하는 시설은 거의 없었습니다.

TBC 남효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지하실입니다.

문을 열자 보이는 커다란 송풍 기계, 불이 나면 아파트 복도로 공기를 공급해 연기가 복도와 비상계단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장치입니다.

그렇다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걸까, 설비를 작동시키자 올라가는 차압계.

그런데 법적 최소 기준인 40Pa의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불이 나면 복도로 연기가 모두 새어 나오게 됩니다.

또 다른 아파트 현장에 설치된 제연설비를 작동시켜봤습니다.

빠르게 올라가는 차압계, 최고 120Pa까지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압력이 과도하게 높아지자 이번에는 세대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습니다.

대피를 할 수 없는 겁니다.

[문이 안 열려요.]

이번에는 풍속을 측정해봤습니다.

비상계단 문이 열리자 초속 2m 넘게 불어오는 바람.

KS인증 기준의 2배가 넘는 수치인데, 비상 계단실 문이 바람에 제대로 닫히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계단실 대피문이 닫히지 않을 경우, 연기가 모두 계단실로 새어 나와 질식사할 위험이 커진다는 겁니다.

[이택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계단실로 피난하지 못하고 연기가 들어오면 이 제연설비는 있으나 마나인 거죠.]

취재진이 소방당국으로부터 대구·경북에 있는 제연설비 설치 건물들의 제연설비 점검 결과 보고서를 입수해 비교해봤습니다.

대구는 504개소 중 432개소인 86%가, 경북은 80개소 중 77개소인 96%가 방연풍속 부적합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압기준은 대구 8%, 경북 20% 개소가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철저한 조사와 함께 관련 법령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고대승 TBC, CG : 곽호기·변형일 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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