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약제 누출' 사망자 더 늘어…"스위치 주변에 사람 있었다"

서울 금천구의 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소화약제 누출 사고와 관련해 사망자 1명이 더 나왔습니다.

오늘(25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고로 발생한 중상자 가운데 1명이 오늘 오전 사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고 관련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고, 중상자 1명과 경상자 17명을 포함해 전체 사상자는 총 21명입니다.

경찰의 사고 경위 조사에는 일부 진척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소화약제가 누출됐을 당시 해당 설비를 작동시키는 화재경보기의 수동 스위치가 눌려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당시 상황을 복원하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서울경찰청 김성종 수사부장은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수동 스위치가 작동했을 당시 정황에 관해서는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김 부장은 "그 주변에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인데, (다만 그가) 눌렀는지 안 눌렀는지에 대해서는 감정을 해야 한다"며 "만약 사람이 작동했다면 그 사람밖에 없었다는 것만 확인됐다"고 했습니다.

다만 "수사가 진행돼야 고의인지 과실인지 명확하게 될 것"이라면서 오작동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경찰은 내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함께 스위치 작동 정황 등을 밝히기 위한 합동 정밀감식을 할 예정입니다.

감식 결과는 이 사고 경위를 규명하는 핵심 사안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화재경보기의 수동 스위치가 작동하면 소화약제 용기 속의 이산화탄소가 뿜어져 나오도록 돼 있습니다.

누군가 이 스위치를 사고 전에 눌렀다면 고의로 가스 누출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이 사고는 지난 23일 오전 8시 52분쯤 금천구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 지하에서 발생했습니다.

화재에 대비해 이산화탄소를 뿜는 무게 58㎏, 용량 87ℓ의 소화 설비 약 130병이 공사 현장 지하에 있었고, 이 중 123병에서 약품이 누출됐습니다.

이 약품은 밀폐된 공간에서 들이마실 경우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금천경찰서에 20여 명 규모의 전담팀을 편성해 수사 중입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