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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황 오면 어쩌려고'…비상식량 없는 서해5도 대피소

'전시상황 오면 어쩌려고'…비상식량 없는 서해5도 대피소
2010년 '연평도 포격전'이 발생한 이후 최북단 서해5도에 지은 최신식 대피소에 지난해부터 비상식량이 비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5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이후 서해5도에 설치한 최신식 대피소는 백령도 29곳, 연평도 8곳, 대·소청도 9곳 등 모두 46곳입니다.

이들 대피소에는 화장실·주방·방송실·냉난방 시설·비상 발전 시설 등을 갖춰져 있어 장기간 지내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됐습니다.

옹진군은 지난해 5월 대피소 46곳에 비치한 비상식량 2만5천 인분을 전량 폐기했습니다.

이는 서해5도 주민 8천 명이 하루 동안 먹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옹진군은 이후 대피소에 비상식량을 비치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상식량은 간편식 비빔밥으로 뜨거운 물만 넣으면 즉시 먹을 수 있는 형태이며 유통기한은 3년입니다.

옹진군은 3년마다 예산 8∼9천만 원을 들여 먹지도 않은 비상식량을 폐기·비치하는 게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대피 연습 때 비상식량을 먹어본 일부 서해5도 주민들이 "맛이 없고 복통에 시달렸다"고 토로한 점도 고려했다는 것입니다.

일부 서해5도 주민들은 전시 상황에서 필수 구호물품인 비상식량이 대피소에 없으면 불안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백령도 주민 심 모(58) 씨는 "대피소는 장기간 지낼 수 있게 최신식으로 만들어놓고 비상식량은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상사태 때 육지로 빠져나오기 전까지 최소 하루 이틀은 대피소에서 버틸 수 있도록 비상식량을 구비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옹진군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의 민방위 시설관리 지침에는 대피시설에 비상식량을 반드시 비치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전시 상황이 벌어져도 육지나 섬 내 마트 등지에서 라면 등 간편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인천시 옹진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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