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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펜트하우스 임대?…모집 공고 없는 수상한 23채

<앵커>

대장동에 이어 성남시 백현동 한 아파트단지도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져 있습니다. 원래 녹지였던 곳이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준주거지로 변경되면서 20층 넘는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시행사는 큰 수익을 올렸는데, SBS 취재 결과 고층 펜트하우스가 임대 물량으로 잡혀있는 등 수상한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박찬범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거대한 옹벽과 답답하게 마주하고 있는 백현동의 한 아파트단지.

25층 꼭대기에는 전망이 탁 트인 펜트하우스가 있습니다.

면적은 229㎡, 널찍한 테라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백현동 아파트단지 개발 특혜 의혹

[아파트 외벽 공사 담당자 : (내부 인테리어는 어디서 하는지 혹시 아세요?) 저희는 모르겠는데요.]

아파트단지에 이런 펜트하우스가 4채가 있는데, 확인해보니 뜻밖에 모두 임대 물량이었습니다.

민간 건설 임대아파트는 당장 큰돈을 주고 신축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서민들을 위한 것입니다.

펜트하우스를 임대 물건으로 내놓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입니다.

[부동산 개발업 종사자 : 누가 70평대를 민간 임대라고 얘기를 할 수 있겠어요. 상당히 어쨌든 모순점이 있는 거예요.]

[심교언/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시행사가) 분양가 상한제에서는 수익이 날 수 없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서 (가치가 높은 세대 물량을) 임대주택으로 하고 나중에 분양하는 그런 편법들이 (있긴 합니다.)]

임대 물량을 전부 확인해봤더니, 더 수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이 아파트단지 전체 1천223세대 가운데 약 10%가 민간 임대입니다.

그런데 민간 임대 모집 공고 당시 23세대가 빠졌던 것이 확인됐습니다.

23세대는 펜트하우스 4채를 포함해 대부분이 이른바 '로열층'이었습니다.

모집 공고에도 없는 23세대는 누구에게 임대된 것일까.

백현동 아파트단지 개발 특혜 의혹/민간임대모집

성남시와 시행사 모두 23세대는 아직 분양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모든 세대를 일일이 확인해봤습니다.

분양도 되지 않았다는 곳에서 입주 준비가 한창입니다.

한 펜트하우스는 냉장고 등 가전제품까지 들여놓은 상태입니다.

[해당 아파트 에어컨 설치업자 : '집주인'이 맨 처음에 옵션 선택할 때 건설사에서 달았다고 하면….]

민간 임대주택 당첨자는 4년간 임대로 거주한 뒤에야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데, 어찌 된 일인지 주변 공인중개사에게 임대 물량 펜트하우스에 대한 불법 전매 문의까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백현동 아파트단지 개발 특혜 의혹/민간임대모집

[공인중개사 : 팔아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한 40억에. 그래서 그 당시에는 그런(사려는) 사람들이 없었거든요. 그때 당시에 잘 안 됐어요.]

펜트하우스에 주방기구를 넣기로 한 업체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습니다.

업체 측은 집주인이 따로 있다고 설명합니다.

[업체 계약 담당자 : 입주자분이 요구하는 사양에 맞춰서 하다 보니까 일대일 개인 맞춤식으로 해서 진행이 됐고요.]

모집 공고에도 없는 23세대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뇌물이나 로비용으로 사용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지난 국감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도 수사 범위에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김종태, CG : 장성범·정현정,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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