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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페셜리스트] 기름 없어 발 동동…'쇼티지' 언제까지?

결혼할 때 필요한 청첩장입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이 청첩장을 만들 고급 용지가 부족해서 예비부부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전 세계 부족 현상

주유소에 기름이 동나서 반지 대신 기름으로 청혼한다는 이런 패러디까지 나올 정도인데, 이것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죠.

전 세계가 '쇼티지', 모자란다고 난리입니다.

그럼 더 많이 만들어서 더 빨리 나르면 해결되는 것 아니냐 하겠지만, 이것이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먼저 물건을 만들 재료부터 살펴보죠.

지금 원자재의 물량 전반이 딸리고, 그러다 보니까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알루미늄, 설탕, 그리고 면화라든지 목재, 거의 모든 것이 올랐습니다.

천연가스값이 폭등하다 보니까 그동안 탄소 배출 문제 때문에 석탄 사용을 최소화했던 국가들, 그러니까 미국 같은 경우는 7년 만에 석탄 발전을 늘려 잡았고, 중국은 전력난이 워낙 심하다 보니까 석탄 수입을 늘렸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에 거의 사라졌던 중국발 미세먼지.

올겨울에는 심각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또 요즘 없어서 난리인 것, 바로 반도체입니다.

시작은 자동차였죠.

코로나19 터지고 차 판매가 감소하는데 이 반도체업체들은 집콕으로 수요가 늘고 마진도 좋은 가전용 반도체로 생산라인을 바꿔버렸습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차 판매가 늘어났고 그제서야 차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물량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올해 내내 완성차업체들은 비자발적인 감산을 하고 있는 것인데 그 물량이 390만 대나 됩니다.

거기에 스마트폰 반도체까지 부족해져서 지금 삼성과 애플은 신제품을 내놓고도 예약은 잔뜩 받아놨는데 물량이 부족해서 팔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 만일 재료가 충분히 확보되면 비어있는 매대가 채워질 수 있을까요.

아쉽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 일할 사람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영국에서는 최근 나이트클럽 경비원이 부족해서 무려 5곳 중 1곳이 문을 닫거나 단축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8월에 회사를 그만둔 사람은 430만 명.

반대로 사람을 구하는 것은 1천44만 명.

그러니까 일자리는 있는데 일할 사람은 없는 역대 최악의 미스매치입니다.

돈을 찍어 뿌리는 코로나 경기 부양책으로 실업수당은 넉넉하게 받고 있고요.

코로나로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니까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서 일을 그만두기도 합니다.

또, 코로나 국경 폐쇄 때문에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줄어들었고, 결국 이런 복잡한 문제들이 다양하게 얽혀서 지금 역대 최악으로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 타격은 고스란히 물류가 받았습니다.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내릴 사람도 부족하고 내린 짐을 트럭에 실을 사람도 부족하고, 그리고 전국으로 짐을 나를 트럭운전사도 부족합니다.

모든 과정 과정마다 지체가 반복되다 보니까 물류난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장사를 해야 하는 대형 유통업체들은 완전 비상이 걸려서 하루 1억 6천만 원을 내고 전세 선박을 빌리기도 합니다.

자, 그럼 이것이 도대체 언제까지 갈까요.

마트 선반에서 휴지가 몽땅 사라진 이 사진.

지금 같지만 사실 이거 1년 반 전 사진입니다.

전 세계 부족 현상

텅 빈 것은 똑같은데 이유는 좀 다르죠.

당시에는 코로나 공포에 지레 겁먹고 사재기를 했기 때문에 곧 진정이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공급이 딸리고 물류도 막히고 거기다 부족하다는 불안감에 가수요, 투기 수요까지 훨씬 더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공급망은 벽 뒤에 있는 배관 같다고들 이야기합니다.

배관이 터지고 나서야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죠.

코로나는 공급망이라는 배관을 터뜨린 사건이죠.

그래서 해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더 우세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원형희, CG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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