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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美 뇌사 환자에 '돼지 신장' 이식 성공…"이종이식 첫걸음"

[Pick] 美 뇌사 환자에 '돼지 신장' 이식 성공…"이종이식 첫걸음"
미국에서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뇌사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동물의 장기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이종(異種) 장기 이식에서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21일 BBC 등 외신들은 미국 뉴욕대학교 랑곤헬스(NYU Langone Health)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돼지 신장을 사람에게 '준 이식'해 정상 작동하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돼지의 유전자 변형을 통해 거부반응 유발 물질을 없앤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겁니다.


뉴욕대 랑곤헬스 메디컬센터의 로버트 몽고베리 이식연구소 소장은 지난 9월 신부전으로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에게 돼지 신장을 준 이식했습니다. 환자 신장이 있는 곳에 이식하는 것이 아닌 허벅지 혈관에 돼지 신장을 부착하는 준 이식이었지만, 그럼에도 이식된 돼지 신장은 면역 거부 반응 없이 노폐물을 걸러내고 소변을 만드는 신장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연구진은 환자 다리에 붙은 돼지 신장을 환자의 혈관에 연결하고 3일간 면역 거부반응 및 정상 기능 작동 여부를 살폈으며, 신부전 증상 지표 중 하나인 크레아티닌도 신장 이식 후 거의 즉시 정상 수준을 회복했다고 밝혔습니다.

[Pick] 美 뇌사 환자에 '돼지 신장' 이식 성공…'이종이식 첫걸음

이번 실험에 사용된 돼지는 인간에게 이식했을 때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돼지 세포의 당 성분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갈세이프(GalSafe)'입니다. 갈세이프는 지난해 12월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식품·의료용으로 적합하다는 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비록 돼지 신장을 체내에 이식하진 않았지만 몽고메리 박사는 "몸 밖에서 기능했단 사실은 신장이 몸 안에서도 정상 작동할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며 완전한 이종 간 장기 이식을 긍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장기 이식 연구에 사용된 유전자 조작 돼지 '갈세이프'/Revivicor 제공

54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실험에 미국 의학계는 장기 수급 불균형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변형 돼지를 지속적이며 재생 가능한 장기 공여자로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동물 장기 이식 상용화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존스 홉킨스 의대의 도리 세게브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이식 분야의 엄청난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이식된 장기의 수명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고, '장기 공유를 위한 연합 네트워크'의 최고 의료책임자인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도 "돼지의 바이러스가 이식 환자를 감염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뉴욕대학교 랑곤헬스 메디컬센터·'Revivicor'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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