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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작가 돕겠다더니…세금으로 임직원 작품 구입

<앵커>

정부 기관들은 형편이 어려운 젊은 예술가들을 돕는다는 취지로, 세금을 들여서 그들의 작품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그동안 1천 점이 넘는 예술품을 사들였는데, 그 가운데는 전직, 또 현직 임직원들의 작품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소장 미술품이 무료로 전시되거나 보관돼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신진 작가 지원 차원에서 해마다 작품을 발굴하고, 구매해왔습니다.

1980년대부터 이렇게 본격적으로 사들인 예술품이 모두 1천064점.

이 가운데 취득금액과 감정가가 확인되는 작품은 216점입니다.

다 세금으로 산 작품들인데, 이 가운데 한국은행 전·현직 고위 임직원이 그린 작품 수십 점이 포함된 것으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조순 전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한국은행 임원을 거친 전직 금융통화위원, 전 금융연수원장 등 8명의 그림 56점이 포함됐습니다.

기증받은 것을 빼면 34점이고 모두 4천500여만 원 어치입니다.

한국은행은 이들도 화가 활동을 했다는 이유를 댔지만,

[한국은행 담당 직원 : 워낙 옛날 일이라서 그때 정확히 무슨 연유로 이렇게 구입했다, 그것까지는 저희가 좀 확실하게 답변드리기가…. 실제로 그분들도 작가기도 했고요.]

이 설명이 무색하게 조순 전 총재로부터 산 서예 작품만 감정가가 올랐고, 나머지 작품들은 모두 감정가가 형편없이 떨어져 많게는 2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더구나 조 전 총재 작품 말고 나머지 임직원들의 작품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소장품 목록에서 빠져 있습니다.

[한국은행 담당 직원 : 저희가 전체 다 공개를 하지는 않고요.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그런 좋은 작품을 이제 100점을 선정을 해서 (올립니다.)]

[정일영/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 (한국은행에서) 임직원들의 작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하면 간접적으로 급여를 준다고 볼 수도 있고요. 성과급을 준다고 볼 수도 있거든요. (미술품 구매) 취지에도 안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행은 "2015년 이후 외부 위원이 포함된 심의위를 구성해 구매 작품을 결정하고 있다"며 "임직원들 작품은 그 이전에 구매한 것들이라 심의 기록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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