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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흥사단 건물 철거 위기…"허물고 아파트 짓겠다"

LA 흥사단 건물 철거 위기…"허물고 아파트 짓겠다"

신정은 기자 silver@sbs.co.kr

작성 2021.10.20 20:44 수정 2021.10.20 21:5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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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는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세운 흥사단 본부입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중국 건설사가 그 건물을 사들인 뒤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나섰는데, 교민들이 그걸 막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힘이 모자란 상황입니다.

신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산 안창호 선생은 독립에 대한 꿈을 품고 또 청년들을 교육하기 위해 해외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한인들을 모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1913년, 민족독립운동단체 흥사단을 설립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차렸는데요, 바로 이곳입니다.

흥사단은 이곳에서 해방을 위한 민족 교육과 임시정부 자금 지원에 힘을 보탰습니다.

10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때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지 교민이 찍어 보낸 건물의 최근 모습.

마당에는 수풀이 우거지고 천막이 마구 뒤엉켜 있습니다.

문 앞에는 철거 안내문까지 붙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LA 흥사단 본부
흥사단 단우들은 지난 1978년, 지진 피해를 겪고 자금 마련을 이유로 건물을 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장훈/흥사단 미주위원회 전 위원장 : (흥사단우들이) 전부 다 노쇠하시고 많이 돌아가시고 유학생마저도 저를 포함해서 돈도 없고.]

2년 전 건물이 매물로 나오면서 되찾을 기회가 생겼지만, 20억 원 상당의 비용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중국계 건설사가 사들였고 아파트를 짓겠다며 LA시로부터 철거 허가까지 받았습니다.

우리 정부가 사들이는 방안도 고려됐지만, 능사가 아닙니다.

건설사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부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교민들은 사적지 지정을 목표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LA시 당국에 사적지 지정을 신청했는데, 관련 공청회는 벌써 한 차례 열렸고 앞으로 세 차례가 남았습니다.

[조앤 킴/LA시의회 수석 보좌관 : 문화재 위원회에서 사적지 지정 여부를 투표한 뒤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로 넘어가 절차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그러나 건설사 측이 대형 로펌을 선임하면서 대응이 녹록지 않습니다.

[이준학/흥사단 LA 지부장 : (중국계 건설사 측) 변호사가 거기에 참여했던 의원들하고 다 알 정도로 유명한 변호사예요. 사적지로 지정받으면 큰 손해가 있어서 적극적인 방어를 할 것이고.]

[배현진/국민의힘 의원 : 독립 투쟁의 소중한 역사 자산인 만큼 국내에서도 국민들께서 큰 관심으로 지지해주시고 힘을 보태주시면….]

다음 공청회는 내달 4일입니다.

인터넷 생중계 링크를 통해 참관할 수 있고 지지 발언도 가능합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이홍명, 화면제공 : 이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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