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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기 핏물 흡수패드서 '미세플라스틱' 첫 검출

[단독] 고기 핏물 흡수패드서 '미세플라스틱' 첫 검출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jang@sbs.co.kr

작성 2021.10.19 20:31 수정 2021.10.19 21:2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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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소고기, 돼지고기를 사면 포장 용기 안에 고기 핏물을 흡수해주는 얇은 패드가 들어있는데요. 이 흡수패드 안에 있는 다량의 미세플라스틱 성분이 고기 표면에 그대로 묻어나는 게 처음 확인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장세만 환경 전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대형마트의 신선육 포장 작업장.

고깃덩어리를 일정한 크기로 자른 뒤 일회용 용기에 넣어 랩으로 감싸는데, 빠지지 않는 게 있습니다.

수분 흡수패드를 까는 일입니다.

[마트 신선육 코너 직원 : 여름철에 핏물이 많이 깔려있거나 이런 것들은 핏물이 많이 고여 있다고 (소비자들한테서) 얘기가 나오죠.]

흡수패드 속에는 미세한 알갱이인 SAP, 즉 고흡수성 수지가 들어 있습니다.

물기를 잘 빨아들여 기저귀나 생리대에 주로 쓰이는데, 식품용으로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흡수패드에 들어 있는 흡수제 SAP 성분이 고기에 묻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시중 마트에서 육류 샘플 석 점을 구입해 전문 연구소에 시험을 의뢰한 결과 모든 고기 표면에서 SAP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200g 기준으로 평균 1.6mg, 머리카락 굵기의 미세플라스틱으로 환산하면 7천200개 분량입니다.

[안호영/민주당 의원 (환노위) : 어느 정도까지 광범위하게 지금 유통되고 있는지 실태 조사를 정확하게 해야 되고, 유해성 여부에 대한 성분 조사 이런 것들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되고요.]

취재진이 별도 연구소에 의뢰한 육류 샘플 6점 가운데 5점에서도 SAP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포장육서 미세플라스틱 첫 검출
흡수패드 안에 들어 있는 SAP가 외부로 노출되는 건 제조 공정상의 허점 때문입니다.

SAP가 고운 알갱이여서 가공 도중에 흩날리다 패드 표면에 묻는 겁니다.

[수분 패드 업체 직원 : 이 틀 밑에 이렇게 (SAP 가루가) 쌓입니다. 많이 쌓이니까 이게 비산이 됐다는 이야기잖아요. 이게 어디든지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죠.]

흡수패드를 감싸는 부직포도 문제입니다.

SAP 입자가 너무 작아 촘촘하지 않은 부직포를 통과해 나오는 겁니다.

관건은 미세 플라스틱 성분인 SAP 물질의 인체 유해성 여부일 겁니다.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은 이제 막 연구가 시작된 단계지만, 호흡기나 혈관, 장기로 침투해서 면역 반응이나 세포 독성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SAP라는 물질의 특성상 원료 생산 과정에서 독성 우려 물질이 혼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 FDA는 SAP를 식품 용기로 쓸 때, 독성 우려 물질의 비중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FDA와 달리, 식품용으로 쓰이는 SAP 물질에 대한 기준치가 없는 상황입니다.

식약처는 식품 용기 관리 제도로 안전성을 검사한다는 입장이지만, 여기도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현재 규정상 음식과 직접 접촉하는 물질이 음식으로 옮겨지는지만 본다는 겁니다.

즉, 수분 패드를 감싸는 부직포 성분이 음식물로 옮겨지는지 여부만 검사할 뿐, 수분 패드 내부의 SAP 물질이 묻어나는지 여부는 검사항목에서 빠져 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흡수 패드 업체들 역시 그동안 식품 사용에 아무 제재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제조사가 구체적인 원료물질을 밝히지 않는 한, 어떤 성분을 쓴 건지 확인이 어려워 취재에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하루빨리 식품 당국이 나서서 수분 패드의 실제 성분과 사용 실태, 인체 유해성 여부 등을 검증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이소영, CG : 서현중,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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