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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받으려 밤샘 100m 줄…"대기번호 200번"

<앵커>

은행 돈 빌리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일부 금융기관은 선착순으로 대출을 내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대출받으려고 새벽부터 줄까지 서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전세대출의 경우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대전 한 신용협동조합 주변.

이른 아침부터 건물을 빙 둘러 100미터 가까운 줄이 생겼습니다.

근처 아파트의 입주 예정자들이 집단대출 신청 첫날, 순서가 늦으면 못 받을 수 있단 걱정에 몰려든 겁니다.

[입주예정자 : 저녁 9시부터 줄을 서서 아침 8시 반에 대기번호 1번을 받을 수 있었대요. 8시쯤 되니까 대기번호 200번.]

350명 정도 줄을 섰는데 약 80명은 결국 접수도 못 했습니다.

[신협직원 : 접수는 270명? 오늘부터 저희 5일 치 접수가 끝나버렸어요.]

최근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4조 4천700억 원으로 정부 목표치 상한까지 12조 5천억 원 정도 남긴 상황.

한도를 목전에 둔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실수요자들이 제2금융권 등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인터넷 은행 토스뱅크마저 가계대출 한도 5천억 원을 모두 소진하고 출범 9일 만에 신규 대출 중단을 선언하면서 실수요자 마음은 더 급해졌습니다.

전세자금이나 입주 잔금 마련할 길까지 막혔단 아우성에 대통령까지 실수요자 보호를 거듭 주문하자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을 총량 관리 대상에서 빼겠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고승범/금융위원장 : 전세대출 증가로 인해 (정부 목표치인) 6%대 이상으로 증가하더라도 용인하려고 합니다. 집단대출의 경우에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그렇게 관리할 생각입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금융당국 발표 이후 NH 농협과 신한, 우리은행이 다음 주 전세자금 신규 대출을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세대출이 총량 규제에서 빠지면 은행들 대출 여력은 7~8조 원 정도 늘어날 걸로 예상됩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강윤구·김민철,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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