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오거돈 피해자가 선거 때 받은 약속, 지켜졌을까

<앵커>

어제(13일) 보도해 드린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이야기를 오늘도 전해드립니다. 오 전 시장 사태로 치러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시 정치권은 피해자에게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반년이 흘렀는데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고 피해자의 고통은 이어져 왔습니다. 

강청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4.7 보궐선거 직전인 지난 3월 17일.

김태년 당시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명의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피해자에게 전달된 공문입니다.

사건 발생 1년 가까이가 지났지만 조치가 부족했고, 2차 피해 발생에 사죄드린다며 진상 조사와 후속 조치, 2차 피해 관련 교육 강화 등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전달된 공문

하지만, 선거가 끝나자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연락해도 당 관계자들은 "담당자가 없다"거나 "확인 중"이란 답변만 내놨다고 합니다.

[피해자 (음성대역) : 저한테 답은 안 주면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현충원에 가서 '피해자님이시여' 이렇게 쓰고 하는 걸 보면서 뭐지? 놀리는 건가? 싶었고.]

참다못한 피해자가 공문 수령 넉 달 만인 7월 13일, 민주당에 다시 서신을 보내 '선거 때 약속'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제야 민주당에서 젠더폭력신고센터장을 맡고 있는 권인숙 의원이 피해자 측을 찾아와 "인수인계에 문제가 있었고, 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고 털어놨다고 피해자 측은 전했습니다.

2차 가해와 관련해서는 혐의자들이 당원이 아니라서 당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권인숙/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장 (피해자 통화) : 2차 가해를 한 게 너무 명확하니, 그 고발 조치를 (피해자 측) 공대위나 이런 쪽에서 하시는 게 어떠냐라고 제안을 드리려고 지금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피해자 (음성대역) : 온몸에서 피가 다 빠져나가는 느낌? 아, 애초에 그럴 거면 그냥 언론에 대고 말이라도 하지 말지.]
 
선거 때 약속을 어긴 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재보선 직전인 3월 24일, 국민의힘은 피해자에게 공문을 보내 일명 '오거돈 방지법'을 비롯해 후속 대책을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관련 상임위에 회부만 됐을 뿐,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됐습니다.

[국민의힘 관계자 : 사실 저희가 소수잖아요 국회에서. 솔직히 대표님 취임 이후에 한번 흘러간 이슈가 돼버린 상황이에요.]

앞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피해자를 수사로 몰아넣었습니다.

지난해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 측과 오 전 시장 측이 '총선 이후 사퇴'를 합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한 건데, 이후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피해자의 고통은 더 커졌습니다.

[피해자 (음성대역) : 10시간, 12시간 조사받고. 주변 사람들 다 휴대전화 압수수색 당하고. 나는 피해자인데 왜 내가 수사를 받아야 하지?]

어제 SBS 보도 이후 민주당은 2차 가해 근절 규정을 명시화하겠다고 국민의힘은 '오거돈 방지법'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피해자는 이제는 말뿐인 사과는 바라지 않는다며 잘못한 이들이 그만큼 처벌받고 자신은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선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