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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연예] '껌팔이 소년' 최성봉, 결국 대국민 사기였나요?

최성봉

10년 전 대한민국을 눈물 젖게 한 '껌팔이 소년'이 있었습니다. 폭력을 견디다 못해 5살 때 보육원을 탈출한 뒤 껌을 팔며 길거리를 전전했다던 청년 최성봉이었습니다. 그는 '코리아 갓 탤런트'를 통해 '한국의 폴포츠'로 불리며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습니다. 방송 후 3억 원 대 기부금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성봉이 2021년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대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비운의 가수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환자복을 입고 '노래하고 싶다'는 최성봉에게는 또 다시 따뜻한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지난달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최성봉은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긴 나도 살테니 당신도 살아라."고 말했습니다. '껌팔이 소년'이 10년 만에 '시한부 청년'으로 돌아온 모습에 시청자들은 "하늘도 무심하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최성봉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최성봉은 한 사이트를 통해 10억 원을 목표로 한 클라우드 펀딩에 돌입합니다. 팬카페와 해외 사이트, 개인적인 후원까지 합치면 1억 원 가까운 돈이 모였다고 합니다.

그 즈음부터 조금씩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대장암이 다른 기관으로 암이 다 전이된 상태라는데, 정작 최성봉은 병원에 입원하지도 않았던 겁니다. 클라우드 펀딩 포스터 촬영 당시 입은 환자복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흔히 살 수 있었던 환자복 코스튬으로 드러났습니다.

결정적으로 최성봉이 '억울하다'며 공개한 진단서 2건은 모두 허위였습니다. 질병 이름과 코드가 맞지 않는 오류투성이의 진단서였던 것이죠. 최성봉이 암을 진단 받고 수술과 입원을 반복했다던 서울 성모병원 측도 지난 3년 간 최성봉이 이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은 기록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최성봉

사건이 이렇게 커지기 전, 취재진은 "병원에 함께 가서 진단서의 진위를 검증해 보자."고 제안했으나 최성봉은 거절했습니다. "되돌릴 수 있을 때 먼저 진실을 고백하는 것도 용기"라는 취재진의 조언에 최성봉은 "내가 거짓말 해서 얻을 게 뭐냐."며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최성봉은 지난 12일 마치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처럼 라이브 방송에서 소동을 벌였습니다. 구조대원들이 출동해서 소동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나도 사니 당신도 살아'라던 라며 어려운 상황에놓인 사람들에게 힘을 주던 최성봉의 말은 온 데 간 데 없었습니다.

최성봉은 같은 날 팬카페에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는 애매모호한 말과 함께 현재 잔액이 6만 원 가량 있으니 보내주신 후원금은 시간이 걸려도 돌려주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최성봉

그를 진심으로 응원해온 팬들을 허탈했습니다. 최성봉의 말만 믿고 그를 시한부 암 환자로 그대로 내보낸 공영방송 KBS는 부디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길 바랍니다. 최성봉이 보낸 병원 직인도 찍혀있지 않은 엉터리 상해 진단서를 암 진단서라고 보도하며 혼란을 일으킨 일부 매체들도 스스로 행동을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최성봉 씨가 시한부 환자가 아니라니 한편으로 다행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팬들은 최성봉이 제대로 직접 진실을 고백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용돈, 아르바이트 비용, 생활비를 쪼개 후원금을 보낸 팬들은 최성봉이 감성에 호소하는 변명이 아닌 진심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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