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받으며 걷는 척하다 후진 차량에 '쿵'…보험금 타내

불법 유턴이나 끼어들기 등 법규를 위반한 차량 또는 후진하는 차량에 일부러 부딪히고 보험금을 타낸 사기범이 잇따라 검거됐습니다.

부산경찰청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37차례에 걸쳐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을 자신의 차량이나 오토바이로 고의로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보험금과 합의금 명목으로 1억9천만 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이 공개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는 야간에 직진신호를 위반해 유턴하는 차량을 들이받거나, 차선 변경으로 끼어드는 차량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충격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경찰은 "연식이 오래된 BMW 중고차를 사용해 범행하며 차량을 수리하지 않는 조건으로 보험사로부터 '미수선 수리비'를 타냈는데 외제차의 경우 국산차보다 수리 비용이 많아 외제차를 이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수익금을 인터넷 도박이나 개인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교통 법규 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한 일부 사고는 고의 사고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아 범죄 횟수나 국과수 영상 감정, 인지 후 회피 동작을 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해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보험사기 혐의로 40대 B씨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B씨는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좁은 골목길에서 후진하는 차량 뒤에 23차례 고의로 뛰어들어 차량 운전자와 보험사로부터 1천3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B씨는 전화를 받는척하며 걷거나 뛰다가 후진하는 차량을 보면 뒤로 다가가 부딪치는 수법을 썼습니다.

B씨는 경찰에 적발돼 조사를 받은 뒤에도 같은 수법으로 11차례나 추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산 경찰은 지난해부터 교통범죄수사팀을 2개 팀으로 확대해 올해 9월까지 34개 사건에서 142명을 검거하고 8명을 구속했습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