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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 없이 통신망 깔더니…주파수 겹쳐 곳곳 먹통

<앵커>

열차에 이상이 생겼을 때 기관사와 관제센터가 영상통화로 실시간 현장 상황을 공유하는 전용 통신망을 국토부가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행안부가 설치한 재난통신망과 주파수가 겹쳐서 곳곳에서 먹통이 되고 있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KTX 강릉선 대관령과 남강릉 구간, 철로를 따라 1km마다 LTE-R 기지국이 설치됐습니다.

시속 350km가 넘는 속도에도 기차에서 관제센터와 실시간 영상통화까지 가능한 통신망입니다.

기관사와 관제는 이 기기를 통해서 비상 사고 등 사고 현장 상황을 소통하고 있습니다.

현재 강릉선과 중앙선 등 전국 310km 철도 구간에 구축됐는데, 최근 6곳에서 통신이 끊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 행정안전부가 1조 4천억 원을 들여 경찰·소방 등이 함께 쓰는 재난안전통신망 기지국을 설치했는데, 일부가 먼저 설치된 LTE-R 철도 기지국과 너무 가까워 전파 간섭이 생긴 겁니다.

국토부는 이 망을 통해 열차 운행과 신호까지 제어하는 한국형 신호 시스템을 추진하는데 시범 사업 구간인 전라선에서도 전파 간섭 구간이 11곳이나 확인돼 관련 작업이 아예 중단됐습니다.

[양영민/국가철도공단 통신처 부장 : 주변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거죠, 관제에서. 열차 제어 시스템이 도입될 시에는 전파 간섭 때문에 (갑자기) 열차가 정지할 수도 있습니다.]

급한 대로 행안부가 문제가 생긴 기지국 6곳 중 2곳을 수천만 원을 들여 옮기기로 했지만, 앞으로가 더 큰 일입니다.

4천km 가까운 철도 노선 전체에 LTE-R이 추가되면, 문제 구간이 늘 수밖에 없어서입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 (저희 부가) 기지국을 이설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잖아요. 열차가 서네, 이런 얘기를 하시니까.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는 힘든 점이 많다….]

[홍기원/민주당 의원 (국회 국토위) : 사전에 긴밀하게 협의를 했더라면 예산낭비라든지 또는 전파 간섭에 따른 안전 우려가 해소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기본적인 부처 간 협의조차 소홀히 해 예산 낭비가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이찬수,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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