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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 아시아나 통합 시, '탑승객 독과점' 노선 절반↑…소비자 피해 우려"

"대한항공 · 아시아나 통합 시, '탑승객 독과점' 노선 절반↑…소비자 피해 우려"

한세현 기자 vetman@sbs.co.kr

작성 2021.10.08 21:15 수정 2021.10.08 22: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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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대한항공 · 아시아나 통합 시, 탑승객 독과점 노선 절반↑…소비자 피해 우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두 항공사의 탑승객을 합하면 점유율이 절반을 넘는 '독과점 노선'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 (사진=연합뉴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2021 국감 정책자료집'을 보면, 두 항공사가 통합 시 현재 국내 공항에서 운항 중인 435개 노선 가운데 독과점이 발생할 노선은 221개로, 전체의 50.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독과점이 발생할 노선 가운데 상당수는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국내 승객들이 애용하는 중·단거리 노선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단거리 노선은 비행 거리가 짧아 환승이라는 대체 수단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 박 의원실이 노선별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김포-일본 도쿄 노선은 지난 2019년 연간 이용객이 204만 1천 명에 달하는데, 통합 항공사가 출범할 경우 예상 점유율은 54.97%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저비용 항공사와 외항사의 예상 점유율은 45.03%에 그쳤습니다.

또, 인천-중국 시안 노선은 통합 항공사의 탑승객 점유율이 무려 96.59%로 예측됐고, 인천-푸껫 90.68%, 인천-자카르타 71.90%, 김포-간사이도 67.56%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두 항공사 합병 시 실제 예상되는 탑승객 수를 기준으로 분석해 보면 독과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두 항공사가 합병할 경우 소비가 편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운항 노선점유율' 혹은 대한항공이 주장해온 '슬롯 점유율'보다는 실제 '탑승객 점유율'을 기본으로 경쟁 제한성을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그동안 대한항공은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횟수, 즉 '공항 슬롯' 점유율은 38.5%에 불과하다며, 독과점 문제가 크지 않을 거라고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필요성이 크다고 상반된 주장을 펴왔습니다.

'여객'뿐 아니라 '화물' 역시, 두 항공사가 통합할 경우 독과점이 발생할 거란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지난 2019년 기준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두 항공사 계열의 저비용항공사 화물 처리율을 모두 더하면 61.54%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할 경우 독과점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이어지자, 공정거래위원회도 통합 항공사의 경쟁 제한성을 완화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경쟁 제한성이 있어 일정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게 심사관들의 의견이라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두 항공사의 합병을 승인하더라도, 독과점을 막기 위해 별도의 조건을 걸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실제로 항공업계에서는 공정위가 국토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공정위가 제시할 조건이 국토부의 운수권과 슬롯 재분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토부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운수권을 회수해 저비용항공사에 재분배하는 안이 유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저비용항공사는 현재 취항하지 못하는 장거리 노선이 많아 운수권을 분배받지 못하고, 현실적으로 외항사 취항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이 같은 운수권 회수는 통합 이후 노선과 운항 횟수를 유지하겠다는 대한항공의 방침과 배치되는 것으로 결정적으로 항공사 직원들의 고용 유지도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들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에 "현재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길어지고 있는 것은 공정위가 항공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공정위가 앞서 파산한 한진해운처럼 국가기간산업의 경쟁력을 무너뜨리려고 한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다른 국가와 항공회담 등을 통해 추가 운수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항공 수요가 여전히 급감한 상태여서 현실적으로 이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비판적 의견이 우세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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