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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 다이어리] "청년을 아세요?" "왜 저는 빼고 이야기하세요?"



▶ SDF 다큐 <나도, 청년입니다> 보러 가기

안녕하세요. 지적인 당신을 위한 하루! SBS D포럼이 전해드리는 SDF다이어리입니다.
오늘은 올 한해 우리 사회의 중요 화두였던 '청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청년은 언제나 변화와 새로움의 상징이었습니다. 구시대적인 것을 타파하고, 사회의 발전을 이끌 미래자원으로 그려져 왔습니다. 사회 정의를 최우선 가치로 삼은 386세대, 개성파로 불린 신인류, X세대, 88만원 세대, N포세대, 촛불세대, 세월호 세대, G세대까지... 

청년층은 늘 이전 청년 세대와는 구분되는 새로운 이름으로 호명되며 타자화되고 분석됐습니다. 최근엔 우리 사회 청년들이 'MZ세대'로 설명되고 있죠. MZ세대는 어떤 사람들을 일컫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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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현재, 우리 사회 청년들의 모습은 어떤가요? MZ세대로 설명되는 모습이 맞나요? 청년들의 현실이 이처럼 몇 가지의 특징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일까요? 우리 사회가 이야기하는 청년, 그 속에 청년들의 목소리는 얼마나 제대로, 잘, 담겨있는 걸까요?

SDF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해, 우리 사회가 청년을 바라보는 '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그 고민의 과정이 오늘 소개해드릴 다큐 영상  <나도, 청년입니다(2021, SDF 제작)>입니다.  


* <나도, 청년입니다>의 내레이션은 다큐 내용에 깊이 공감한 브레이브걸스의 멤버 유나 씨가 맡아 화제가 됐는데요. 유나 씨는 "<나도, 청년입니다> 원고를 받고, '롤린' 역주행 전에 고민이 많았던 내 모습이 생각났다. 같은 청년으로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다큐멘터리였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큐에 출연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다섯 명의 청년들. 김보미 씨, 김서경 씨, 바수데비 씨, 지민준 씨, 천현우 씨. 그리고 내레이션의 유나 씨까지.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 



전문가들은 세대 개념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세대론이 사회과학 연구의 유용한 도구이긴 하나, 세대 내 다양한 분화를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반영하지 못한 채 특정 그룹을 거칠게 일반화함으로써 도리어 본질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승윤 /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청년 세대가 집중 분석되고, 타자화되는 데엔 이유가 있어요. 그들이 내재적 속성상 ‘이행기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행기 동안엔 모색해보는 거예요. 일자리도 이 일자리에 있다가 저 일자리에 있다가. 정치 성향도 A였다가 B였다가. 이동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걸 기성세대의 눈으로 보면, 아파 보이고, 취약해 보이고 그럴 수 있다는 거죠."


김선기 /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
“MZ세대로 분류된 1980년대생들은 ‘IMF 세대’나 ‘88만 원 세대’와 같은 이름으로 조명이 되기 시작했던 세대입니다. 일부는 ‘X세대’에도 걸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세대가 또 일부는 ‘밀레니얼 세대’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최근엔 ‘MZ세대’로도 묶이게 됐죠. 이 외에도 MZ 세대라는 말을 모두 의심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유행어가 만들어졌을 때, 너무 많은 언론과 정치인과 시민들이 끌려 다닌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말하는 MZ 세대는,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나온, 흔히 말하는 사무직 청년들을 의미하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그들이 실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굉장히 적거든요."
"청년을 분석하려 하고, 해석하려 하고... 청년들이 정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혹은 어떤 처지에 있는지를 고민하기보다는 청년들을 정치적으로, 혹은 언론에 가져와서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뭔가 활용하는 듯 해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렇지 않아도 취약했던 우리 사회 청년층의 기반은 더욱 약화됐습니다. 실제, 수치로 확인한 청년들의 초상은 MZ세대로 정의된 청년들의 모습과는 딴판이었습니다. 

청년 없는 청년 담론.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그리고 이런 현상이 계속 될 때, 우리 사회는 어떤 중요한 메시지들을 놓치게 될까요? SDF는 전문가들의 자문에 따라, 다섯 명의 청년들을 인터뷰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봤습니다.
 

<지역 활동가, 지민준>


지민준 씨는 청년 네트워크를 통해 비수도권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활동에 힘쓰고 있습니다. 민준 씨는 저성장 속 지역 불균형 이슈로 고통받는 청년 세대에 주목합니다. 비수도권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해소되긴 커녕 세대를 이어 계속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지민준/'뷰티인사이드' 서점 운영 · 청년 활동가 
"서울에서 태어난 것도 스펙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같은 청년 세대 간에도 청년 수당이나 청년 월세 지원 같은 것들을 서울 청년들은 많이 받지만, 비수도권 청년들은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지역별 청년 문제도 굉장히 다양하고 처해있는 상황이 달라요. 대도시들은 도심형 체제이기 때문에 산업 구조의 문제, 4차 산업과 관련된 일자리 부분에 대한 문제가 있고요. 경북, 경남 같은 도 단위에서는 농어촌 관련된 산업군에 대한 수요나 문제가 많이 발생되는데요. 지역별로 다양한 목소리, 특성들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정책의 디테일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쇳밥 먹는 청년공, 천현우>


천현우 씨는 지난 9년 동안 50인 미만 중소기업 열 곳을 전전했습니다. 그 중 노동자를 위한 직업 교육이나 안전 교육을 실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천현우/낮에는 용접공, 밤에는 글쓰는 칼럼니스트
“노동 현장의 문제를 다루는 일을 금방 포기해버렸어요. 아무도 관심을 안 가졌거든요. 그러던 게 최근 청년 문제가 대두되면서 노동 현장에 대한 문제 제기도 따라 들어온 거죠. 실제 유효한 담론으로 이루어질 수 있느냐는 부분에선 회의적이에요. 이게 결국 계급의 문제인데, 어떻게 해체할 수 있을까요? 부잣집 애들 호주머니 털어서 우리한테 줄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이 모든 고충들을 어떻게 전부 쉽게 얘기할 수 있겠냐만... 하다못해 안전하고 먹고살 만큼은 좀 벌게 해줬으면, 딱 그거면 좋겠어요.”
 

<다양성을 향한 움직임, 김보미>


서른 살 김보미씨에게는 남다른 이력이 하나 있습니다. 모교인 서울대학교 역사상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 총학생회장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김보미 / 다움(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대표, 前 서울대 총학생회장 
“다른, 보통의 이성애자라고 표현을 할까요. 그런 분들과는 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궤적이 아예 달라지는…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그런 생애주기 과정을 통해서 성인으로 인정받는 프로세스, 정답 같은 게 있는데 저는 정답이 없는 거예요. 우리나라 이성애자의 47%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성소수자는 13%뿐이라고 해요. 국가 정책은 신혼부부라든가, 가족 중심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다 탈락이 되는 거예요.”
 

<인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바수데비 선생님>


다문화 가정에서 나고 자란 바수데비씨는 자신도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 다문화 가정을 꾸렸습니다. 우리 사회엔 바수데비씨 처럼 청년 세대로 진입하게 될 다문화 청소년들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바수데비/ 초등학교 교사 · 2대에 걸친 다문화 가정 구성원
"사실 저도 그렇고 다른 청년들도 그렇고, 제 존재가 다문화로만 대표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여러 가지 배경 중에 딱 한 조각인 건데, 집중이 확 쏠려버리는 게 싫어서 굳이 언급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주 양육자가 한국어가 (소통이) 안 되는 경우에는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개개인별로 상황이 다 다르고 각 가정의 소득 수준도 사실은 크게 영향이 있거든요. 부모님의 양육 태도에 따라서도 다를 테고… ‘다문화’라는 범주 안에 다 넣으려 하지만 각각의 가정이 다르다는 걸 많이 느껴요.”
 

<대학생 기후위기 활동가, 김서경>


김서경 씨는 현재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시작한 ‘기후위기 대응 결석시위’를 국내에 확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됐고, 변화는 더뎠습니다.


김서경 /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대학생 활동가
“뒤에 가만히 서서 사진 찍고 악수하면서 웃고 그런 것까지만 바라는 거예요. 우리가 말하는 위기란 게 실제로 벌어진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데 있어서 위기를 인식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게 본질이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나는 문제를 인식한 현재의 당사자이고, 주체로서 존재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청년의 목소리를 듣겠다, 청년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하면서도 그 청년에 내가 들어가 있지는 않은 거예요.”
 
청년들은 이처럼 저마다 다른 상황에서 다른 고민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개별의 존재들, 청년들의 목소리가 누락되거나 과소대표되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을 시작해야 할까요? 들리기 어려웠던 목소리를 길어올려 정책에 반영하려면, 우리 사회는 이전과 어떻게 다르게 바뀌어야 할까요? 

SDF가 기획하고 제작한 다큐 영상 <나도, 청년입니다>에서 우리 사회 청년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층위의 문제들과 중요한 제언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시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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