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툭하면 오작동…'지능형' 화재감지기 있지만

<앵커>

불이 났을 때 화재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면 더 빨리 손을 쓸 수 있습니다. 성능이 좋은 화재감지기를 써야 그만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그런 감지기를 쓰는 곳이 많지는 않습니다.

이 내용,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물 천장에 설치된 화재감지기입니다.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면 신호를 보내 경보를 울리고, 스프링클러를 작동시켜 물을 뿌립니다.

화재감지기는 고유번호가 있어 불이 난 지점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지능형 감지기와 그렇지 않은 일반 감지기가 있습니다.

화재 초기 대응에 있어 어떤 차이가 있는지 현장에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일반 감지기가 설치된 빌딩, 연기를 내 감지기를 작동시키자 경보가 울립니다.

하지만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는 공간마다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A 씨/서울 한 건물 소방안전관리자 : 1번은 라커룸이다, 2번은 뭐 화장실이다, 이렇게 표시돼 있으면 우리가 금방 찾을 수 있고. 지금은 이 방인지 저 방인지가 안 나타나게 돼 있어요. 우왕좌왕하는 거죠.]

이러다 보니 살펴봐야 할 구역이 넓을수록, 초기 대응은 지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B 씨/서울 한 백화점 소방안전관리자 : 안 보이는 구역에 설치가 돼 있는 거라면은 (찾는 데) 한 20~30분 걸리기도 하고요. 그동안 계속 셔터, 제연 커튼, 경종, 비상 사이렌이 계속 작동하고….]

반면, 지능형 감지기가 설치돼 있으면 정확한 위치가 표시돼 즉각 대응이 가능합니다.

정확성도 훨씬 높아 오작동으로 인한 문제점도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자동경보기 소방 출동 건수 3만여 건 중 실제 화재는 0.25%에 불과합니다.

오경보 출동으로 인한 소방력 낭비 비용은 200억 원이 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오작동이 반복되면 경보기를 꺼버린다는 것입니다.

[홍성국/소방기술사 : 늑대와 양치기 소년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오동작을 반복하게 되면 못 믿고 꺼두기 때문에 나중에 대형 화재로 발전할 수 있는….]

천안 아파트 주차장과 쿠팡 물류창고 화재, 남양주 주상복합빌딩 화재에서 불을 키운 원인입니다.

[박완수/국민의힘 의원 (국회 행안위) : 최근 화재 감지기 오작동이 많이 일어나다 보니까 경보를 차단하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이제는 안전관리자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고 소방당국이 직접 장비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그러나 지능형 감지기 설치 비용이 2배 이상이 들어 일반 빌딩에서는 잘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소방청도 지능형 감지기 설치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는 30층 이상 고층 건물에만 설치가 의무화돼 있어 의무 대상 확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이찬수, 영상편집 : 김종태, CG : 정현정, 장소제공 : 한국소방마이스터고)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