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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고 취업률 올리려고…"전공 무관해도 일해라"

<앵커>

정부는 내년까지 직업계 고등학교 취업률을 6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로 고졸 취업 문을 넓히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자리는 별로 없는 상황에서 취업률만 높이려다 보니 학생들은 정작 전공과 상관없는 곳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최선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패션에 관심이 많아 졸업 후 관련 분야에 바로 취업하기 위해 직업계고 패션디자인과를 선택한 3학년 A학생.

졸업을 앞두고 학교가 소개한 일자리는 영화관이나 놀이공원 아르바이트 등 대부분 전공과 무관했습니다.

[A학생 : 취업해도 제대로 된 직장들이 아니잖아요. 이럴 것 같으면 그냥 차라리 학교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하지.]

세무과 B학생도 학교의 단기직 취업 소개만 받다 결국 전공과 상관없는 건설 인력사무소에서 면접을 보게 됐습니다.

[B학생 : 아르바이트 형태고 실습 형태였는데 취업률을 학교에서 반영하니까 그건 좀 황당했어요.]

전문 직업인을 기른다던 직업계 고등학교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것은 정부가 세운 목표 취업률 때문입니다.

정부는 내년까지 직업계고 취업률을 60%로 높이겠다고 했지만, 지난해 50.7%로 아직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이러다 보니 전공 연계성이나 고용 형태 등은 뒷전이 되고 있는 겁니다.

아예 취업률 계산에서 빠지도록 대학 진학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C학생 : (선생님이) 너희는 취업보다 진학할 생각을 더 해야 한다. 돈을 빨리 벌고 싶어서 왔는데 대학이라는 변수로 돈을 더 써야 하는 거잖아요.]

[이탄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취업이 잘 안되니까 취업을 포기하고 군 입대 하거나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현재 통계에는 이 친구들이 마치 취업에 성공한 것처럼….]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 문이 더 좁아진 상황에서 보여주기식 취업률이 아니라 취업의 질을 고려한 일자리를 늘리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교육부는 직업계 고등학교의 전공 연계 취업 비중을 분석하는 등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정상보·이찬수,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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