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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주부가 된 아빠들

올해 초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 비경제활동 인구(미취업 상태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 중 가사·육아를 전담하는 남성이 19만5천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남성은 지난 2019년 15만 6천 명, 지난해 16만 3천 명에서 올 들어 20만 명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가사와 육아를 여성만의 역할로 바라보던 전통적 관념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준비하던 창업을 중단하고, 직장에 복귀한 아내 대신 가사와 자녀 돌봄을 전담해왔다는 한 20대 남성.

용도별 색상별로 옷을 맞추어 정리하고, 대파를 소분해 보관하고, 수제 돈가스부터 찜닭, 캐릭터 도시락까지 못 하는 게 없다.

그는 1년 만에 살림 솜씨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창업 준비를 병행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출산 후 경력단절을 걱정하던 아내 대신 육아와 살림을 전담하기로 했다는 한 30대 남성은 아내에게 먼저 역할을 바꿔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늘어난 생활비 부담에 둘 중 벌이가 나은 사람이 바깥일을 하는 게 낫겠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3년 전 처음 집안일을 시작했다는 그는 처음에는 음식 하나 하는데도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한 번에 세 가지 요리도 가능한 살림의 고수가 됐다.

육아와 살림을 전담하는 '주부 아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아직 부정적이다.

한 글로벌여론조사기관의 설문조사 결과,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남성은 남자답지 못한가?'라는 물음에 한국인 응답자 76%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선 아직은 육아휴직을 하는 것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다.

2019년 기준 대기업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비율은 2.4%, 중소기업 남성 근로자는 1.1%에 불과하다.

육아휴직을 한 후 승진이나 사내 평가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대답한 이들도 46%에 달한다.

이번 주 <뉴스토리>에서는 '주부 아빠' 20만 명 시대를 맞아 전업주부에 뛰어든 아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육아휴직이나 '주부 아빠'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이 많은 현실과 제도상의 문제점 등을 집중 조명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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