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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오징어게임' 중국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몇 개나 될까

"오랫동안 이렇게 재미있는 드라마는 없었다. 출근하면서도 이틀 만에 다 봤다."
"6편이 너무 슬펐어요."
"욕망과 인간성의 격투다."

송욱 취파용

중국 SNS인 웨이보에 올라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감상평들입니다. 웨이보에서 오징어게임(鱿鱼游戏) 해시태그(#) 누적 조회수는 30일 오후 기준으로 무려 16억 건을 넘었습니다. 하루 전과 비교에서 1억 건 가까이 늘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오징어 게임의 유명 장면과 중국의 유명 배우를 합성한 사진, '달고나'를 직접 만들어 먹어봤다는 것을 인증하는 영상까지 다양한 게시물들을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 열풍은 타오바오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에 나온 달고나는 물론 트레이닝복, 가면 등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송욱 취파용

중국인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중국 매체들도 관련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76개 국가와 지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흥행 요인에 대해 환구시보는 "오징어게임은 잔혹하고 냉혈하기만 한 다른 서바이벌 드라마와 달리 인성과 감동, 따뜻함이 있다. 넷플릭스가 각 나라에서 가장 잘하는 장르를 찾아 비용을 아끼지 않고 투자했고, 코로나19로 삶이 짓눌린 상황에서 자극적인 콘텐츠가 필요한 것도 한몫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징어게임'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발견된 것만 59개"

중국은 2016년 한반도 사드 배치 이후 한한령(限韓令)을 내렸고, 지금까지도 방송국이나 동영상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나 영화의 방영이 금지돼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징어게임의 인기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우수성을 보여주는 일이고, 한류의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단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나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중국인들이 오징어게임을 봤다는 것은, VPN(가상사설망)으로 우회 접속하거나 불법 다운로드를 통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를 불법 다운로드받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큰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에서 오징어게임을 검색하면 여러 개의 다운로드 사이트가 나옵니다. 한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오징어게임뿐 아니라 '홍천기', '원더우먼', 'D.P", '슬기로운 의사 생활' 등 최신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거나 다운받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과 일본, 미국 영상 콘텐츠들도 수두룩하게 있습니다.

중국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의 ‘오징어 게임’

장성환 한국저작권위원회 북경대표처 수석대표는 "오징어게임 저작권 문제가 불거진 이후 1차로 오징어게임을 불법 유통하고 있는 온라인 사이트 등을 찾아본 결과 59곳이 발견됐다"며 "당연히 이게 전부는 아니며, 사이트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비밀번호 공유 클라우드 같은 다양한 방식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도 오징어게임 DVD를 판다는 광고까지 있습니다.
 

"오징어게임만의 문제 아냐"…사드 이후 심각해진 한류 콘텐츠 불법 유통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불법 유통에 대해선 넷플릭스가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특별한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자사 콘텐츠의 중국 내 불법 유통에 대해서는 별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한구 산업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할 때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협의를 같이 한다"며 "중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FTA 규정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지체 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최신 한국 드라마들이 올라와 있다.

중국의 콘텐츠 불법 유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중국의 지재권 보호 환경이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그만큼 침해 방식도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생산된 콘텐츠들의 피해도 심각하지만 한국 콘텐츠의 불법 유통은 사드 사태 이후 더 심해졌습니다. 한국 콘텐츠의 공식 방송과 유통이 막힌 상황에서 당국의 단속 의지는 약할 수 밖에 없었고, 한국 콘텐츠 권리를 구매한 중국 방송사나 동영상 플랫폼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많은 한국 콘텐츠 생산자들은 불법 유통으로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최근 들어서 중국 내 신고와 소송 등으로 단속과 손해 배상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여 본부장의 설명처럼, 제도를 이용한 문제 제기와 콘텐츠 불법 유통에 대한 한중 양국의 공조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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