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앞에 있는 택배를 상습적으로 훔친 5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서울 마포구 일대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온갖 종류의 택배 상자를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살금살금 계단을 올라오더니, 택배 상자를 유심히 들여다본 뒤 다시 내려갑니다.
몇 시간 뒤, 또다시 등장하는 이 남성.
주변을 살피다 훔쳐 달아납니다.
이 남성은 어제(27일) 새벽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동렬 경장/서울 마포경찰서 월드컵지구대 : 피의자는 이제 밑에 도어락이 없는 곳이나 아니면 CCTV가 없는 곳들을 돌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52살 남성 A 씨는 서울 성산동과 망원동 등 주택가에서 100개가 넘는 택배 물품을 훔친 걸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자신이 훔친 택배 상자들을 이곳 건물과 건물 사이 공터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아무도 찾지 못하도록 이 오토바이 아래쪽이나 그 뒤에 수레 뒤쪽에 숨겼습니다.
이후 숨겨둔 물건을 눈에 띄지 않는 시간에 자신의 집으로 옮겼는데, A 씨의 집 안에는 뜯지 않은 물건이 가득했습니다.
[김치열 경사/서울 마포경찰서 월드컵지구대 : 상자가 굉장히 너무 많아서, 저희가 일일이 셀 수는 없을 정도로 좀 많은 상황이었습니다.]
휴지, 옷, 노트북부터 달걀, 고등어까지. 더 놓을 데가 없었는지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도 꽉 찼습니다.
남성이 붙잡힐 때까지 이웃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같은 빌라 주민 : 어느 날부터인가 여기에 박스가 쌓여 있어 가지고, '이 아저씨가 택배 일을 하나?' 우리는 그렇게 생각을 했죠. 나는 만두. 박스 채 없어졌어. 설마 생각을 못 했어, 우리는.]
[인근 주민 : 우편함에 넣어놓은 물건들, 담배 같은 것. 그런 게 다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자꾸. 되게 사소한 거라서 신고하기도 좀 그렇고….]
경찰은 곧 A 씨 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해 정확한 절도 규모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김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