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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단색화의 대가' 박서보 화백이 풀어낸 '자연의 색채'

[FunFun 문화현장]

<앵커>

올해 구순을 맞은 단색화의 대가 박서보 화백이 화려한 색채의 세계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색채를 구도자의 자세로 캔버스 위에 펼쳤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박서보 개인전 - <PARK SEO-BO> / 10월 31일까지 / 국제갤러리]

잘 익은 홍시가 터져 흘러내린 듯 화폭이 온통 주홍빛으로 물들었습니다.

황록색과 밝은 노랑은 겹겹이 쌓이며 빛나는 황금 올리브색을 펼쳐냅니다.

세로로 그어진 갈색 줄기들이 굵게 가로지른 선홍빛의 액체를 품고 잘 숙성된 와인의 색채를 담아냈습니다.

올해 90세를 맞은 단색화 선구자 박서보 화백이 풀어낸 자연의 색채입니다.

[박서보/작가 : 결국은 나는 모든 것은 자연이 내 스승입니다. 그리고 인간들의 모습들이 전부 내 스승이고.]

자연의 느낌을 색채로 환원해 보는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박서보/작가 : 흡인지처럼 보는 사람의 고뇌라든가 이런 걸 다 빨아 당겨줘야 하는, 그래서 그 사람이 편안해지고 행복하게 되도록 되어야 하는 게 미래예술이라는 거.]

단색화는 색이 단색이라는 것만으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작업 과정의 무목적성과 행위의 무한 반복성이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색채 묘법' 작품들도 물감이 칠해진 캔버스 위에 물에 불린 한지를 붙인 뒤 일정한 간격으로 긁어내는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박서보/작가 : 나는 그림은 수신을 위한 수행의 도구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흔 나이의 구도자는 요즘도 이 수행에 게으르지 않습니다.

3년째 작업하고 있는 200호 크기 작품을 내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공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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